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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생활

너의 목소리가 들려.

by 즐거움이 힘 201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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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를 생활하다 보면 세상의 온갖 소리를 만나게 된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는 자동차 소리, 사람들 말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 여름이면 들리는 매미 소리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소리가 들린다.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싱가포르에도 서울만큼이나 많은 소리가 있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사람들의 말소리, 노트북의 타자 소리, 의자 소리, 화장실에서 들리는 물소리, 그리고 심지어 드릴과 망치 소리까지 정말로 많은 소리가 나를 괴롭힌다. 

 

그리고 서울이든 싱가포르든 이 많은 소리 중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소리는 역시 사람들의 말소리이고, 그 소리가 사람들을 신경을 쓰게 하고, 심지어 스트레스받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이런 소리에 의해 사람들 간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대중식당의 옆 자리 손님들의 대화가 신경 쓰이고, 전철 안에서 상소리 하는 중학생의 소리는 나를 열 받게 하고, 술집에서 잡다한 세상만사에 대해 넋두리하는 중년 남성들의 소리는 측은함을 느끼게 하고, 온종일 TV 아나운서의 입을 통해 나오는 한국의 사건, 사고 소식은 나를 스트레스받게 한다.


아주 시끄러운 호커센터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나는 사람들이 소리에 신경 쓰지 않는다. 아니, 신경 쓸 수가 없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아니, 받을 수도 없다. 참으로 행복하다.


식당의 옆자리에 있는 중국인들의 소리나, 전철안에서 떠드는 인도 청소년들의 말하는 소리나, 술집에서 떠는 서양인들의 소리나, 하루 종일 TV에서 나오는 각 국의 아나운서의 소리나, 이들 모두가 자동차 소리와 기계 소리와 동물들의 울음 소리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나는 소리가 안 들리는게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 몰론 솔직히 말하면, 이것은 내가 무식한 까닭이다. 그리고 조금 신경 쓰면 들리는 소리도 조금은 있다.^^;

 

어찌 되었든 나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들어야 할 것과 듣지 말아야 할 것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고 싶지 않은 것은 더 잘 듣는 습성이 있는 듯하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은 지구인 보다 7배 더 좋은 청력을 가졌다. 그래서 더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 소리를 듣고, 사랑하는 천송이를 구해주거나 그에게 사랑을 줄 수 있었다. 


sbs 방송화면


하지만 우리가 몰랐던 또 하나의 진실.

그것은 아마도 도민준은 지구인보다 7배는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으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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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스트레스 해소 능력도 7배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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