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은행나무)-정유정
올 여름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던 차에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여름 휴가 추천 도서 목록이 인터넷 뉴스에 떴다. 그 첫 번째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 팝캐스트에서도 들은 적이 있던 책이었던 이유로 읽어보기로 하고 구매를 했다. 원래 어두운 소설을 잘 보지 않는 편이라서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 가정 폭력을 소재로 하는 책이라 더더욱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동진 평론가가 이 정도로 추천하는 책이라면 한 번쯤은 속는 셈 치고,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정유정 작가도 나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그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음에 스스로 창피해지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빨간 책방 팝캐스트에 소개되는 작가의 책을 읽어 본 것이 몇 개 되지 않는다. 어쨌든 그래도 책을 읽게 되는 것만이라도 다행이다.
이 책은 생각보다 두껍다. 그리고 점점 노안이 와서 그런지 글이 한 눈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문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쇄된 글자를 말하는 것이다. 반면 소설의 문장 그리고 내용은 읽음과 동시에 타자기로 글을 써가듯이 내 머릿속에 남겨진다. 짧은 문장임에도 문장이 무척 길다는 느낌이 들고, 표현이 전혀 부족함이 없다. 아마도 정유정 작가의 글 쓰는 방식이 그러한 것 같다. 내용을 보면 등장 인물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모든 등장 인물들이 개성이 있고, 한마디로 임펙트가 있다. 그리고 소설 자체가 재미있다. 쉽게 책을 덮지 못하게 한다. 눈이 피로하지않다면 한 번에 다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얼마 전 읽었던 에감은 틀리지 않았다 만큼 재미있었다.
2015/06/29 - [내가 이 책을 읽었었나?]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다산책방)-줄리언 반스
책 내용 중 가족에게 피해가 생길 분노하는 이유가 피해 당사자인 내 가족의 아픔이 내 아픔처럼 느껴져서가 아니라, 나의 소유물에 나의 허락없이 상처를 준 것에 대한 분노로 복수한다는 구절이 나의 머리 속을 맴돌았다. 가족 폭력의 근원이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딸을 잃고 딸의 죽음에 대해 복수를 하고자 하는 가정 폭력의 가해자 아버지와 내 아들을 지키고자 하는 살인자 아버지, 그 두 아버지의 7년 간의 싸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고, 정유정 작가의 다른 책을 사 읽고 싶게 하는 최고의 책이었다. 그리고 영화로 만들면 정말로 재미있을 듯한 책이다. 점수는 9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