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일기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문학동네)-김연수

즐거움이 힘 2017. 2. 1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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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작가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도깨비 촬영지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어느 서점에서 마치 도깨비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띠지에 반하고, 김연수 작가의 책을  한 번 읽어 본 후 기회가 되면 꼭 다른 책을 사서 읽어 보겠다는 결심이 합쳐져 별 고민 없이 산 책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처음 몇 장을 읽으면서는 젊은 대학생들의 사랑 이야기이겠구나 생각하였으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책이 얘기하는 주제의 무게감을 느끼게 되었고,  또 한편으로는 까맣게 잊고 있던 나의 대학생활을 떠올리며 당시의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의 모습을 회상하게 되었다. 이 책은 90년대 초반의 사회 모습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운동권 대학생들의 모습-과 그들의 고뇌를 그려낸 작품이다. 이 책의 시간적 배경보다 일찍 대학 생활을 했던 나로서는 조금은 생소한 부분도 있었지만, 내가 대학을 떠난 후 여전히 이 사회에 대하여 고민하던 후배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고,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내가 책의 배경이 된 시대가 생소한 이유는 80년대의 사회 변혁의 주제는 독재 타도와 민주화가 주된 것이었고, 90년으로 넘어가면서부터 운동의 중심은 통일운동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 80년대 학교를 다녔던 민주화 세력들은 90년대 대학생들의 통일 운동에 대해 무척이나 비판적이었다. 어찌 보면 이 책은 그 시대에 변혁 운동이라 불리는 범 운동권의 테두리에 있던 사람이라면 책에 포함된 여러 가지 내용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 범주에 들어가지 못하였던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낯설고, 운동권들에 대해 괴리감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점수는 92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