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교사 양성과정을 수료하다.
아마 2017년 경이었던 것 같다. 정선군에서 이루어지는 평생교육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다가 문해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당시 정선의 쾌 여러 시설에서 문해(文解)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때 나는 문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라 이것 저곳을 찾아보았지만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잊었었다. 그러다가 작년 말 정선군청 게시판에 본 문해교육사 양성과정 공고문은 내가 문해교육에 첫발을 내딛게 하는 중요한 시발점이 되었다.
수료식을 마치고, 다같이 한 컷!
정선과 연을 맺은 지 거의 10년, 정선으로 이주하여 산 지 3년, 때로는 후회를, 때로는 아쉬움을, 그리고 더 많은 순간은 지금 생활에 만족하며 지내왔다. 하지만 줄곧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마치 숙제처럼 남았던 한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IT 관련 일을 오랫동안 해왔던 내 시각에서 도농 간의 정보통신 격차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노고를 덜어주기 위한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고, 이 노력은 강자보다는 약자에게 이용되어 약자들이 강자보다 차별되지 않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필요이자 덕목이라 여겼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다. 기술 발달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약자보다는 강자이며, 그들이 더 강해지는 데 기술이 일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강의 계획서 설명하는 시간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나는 작년 연말 농촌 사회에 정보통신 보급과 도농 간의 정보통신 격차의 해소를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늦은 나이에 정보통신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런데 그러던 차에 정선군의 문해교육 공고를 보게 되었고, 문해교육이 무엇인가를 다시 찾아보았다. 그런데 뜻밖에 문해교육은 문자 읽는 것을 넘어 문자를 해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한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영어, 수학, 금융, 교통, 정보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것이었고, 내가 고민했던 정보 통신 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을 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문해교육 양성과정을 바로 신청하였고, 지난 주 3주 동안의 교육을 마치고, 수료했다.
수료증을 받는 나~~
문해교육 대상은 주로 70대 이상의 고령층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양성과정의 많은 시간은 피교육자들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어찌 보면 내 어머니, 내 아버지의 모습을 교육시간 내내 본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문해교육은 한글, 수학, 영어 교육이 대부분이고 교통과 금융, 정보통신 분야 교육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이러한 문해교육이 이제라도 다방면으로 진행되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느 사회든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면 따라 나아가지 못하고 조금 뒤처지는 사람들이나 집단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최대한 끌어주고 밀어주는 것도 사회의 역할이자 의무이다. 그리고 문해교육은 그러한 역할을 하는 아주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하며 나도 이제 그 길에 동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