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사람들]위기를 기회로 만들자[2020.10]
정선군청 기관지 "아라리 사람들"에 명예 기자를 맡으면서 "아리리 사람들"에 기고한 글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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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참으면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19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강원도도 감염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선에는 아직 감염자가 없다는 것이지만 감염자들과 접촉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모든 군민들이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직접 대면 영업을 하는 소상공인들과 외부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정선오일장은 관광객의 감소로 경제적인 치명타를 입고 있다. 주말과 장날은 인파로 인해 서로 부딪히며 다니던 시장이 장날이나 평일이나 별반 다름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 중에도 어김없이 겨울은 시나브로 찾아오는지 어느새 피부에 느껴지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겨울은 사물이 몸을 움츠리는 시기이고, 새롭게 올 봄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난다고 해도 내년 2021년 봄은 예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모든 사람들은 예측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생각한다면 정선오일장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나는 전에 기고한 글에서 디지털 문화에 대한 준비와 정선오일장의 정체성 확립을 지적한 적이 있다. 이제 우리는 하나씩 실천할 때가 되었다. 본 글에서는 실천 가능한 과제를 두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정선 오일장을 다니다 보면 코로나19 속에서도 특정 식당은 관광객들이 길게 늘어서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식당은 당연히 주위 상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관광객들은 정선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곳이라기에 한 시간이든 그 이상이든 줄을 서 기다린다. 그들은 음식을 먹은 후, 볼일 다 봤다는 듯 급하게 정선을 떠난다. 코로나19 시대에 바짝 붙어 줄을 서 기다리는 것은 방역상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것을 굳이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다만 어차피 정선 오일장에 온 손님들이라면 장시간 줄만 서 있지 말고, 오일장 이곳저곳을 둘러보게 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는 갖는다. 요즘 서울의 유명 음식점에는 은행 번호표와 같은 웨이팅기라고 불리는 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기계에 자신의 핸드폰 번호와 인원을 입력하면 당사자가 어디에 있든 자리가 준비되는 때에 문자나 카톡으로 손님에게 알려주는 기계이다. 이 기계는 여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방역의 문제도 해결하고, 방문자의 연락처도 확보할 수 있고, 대기하는 관광객들은 기다리는 동안 시장을 다닐 수도 있고, 해당 식당 주위의 번잡함도 해결할 수 있다. 기계의 설치는 당연히 해당 업주가 해야 할 것 같지만 그것이 특정 점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일장 시장공동체를 위한 것이라면 상인회나 유관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타의 이유로 정선에 온 관광객들에게 정선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주인의 아량이다.
둘째, 간편 결제 시스템의 적극적 도입이다. 특히 제로페이라 뷸리는 간편 결제는 상인에게는 수수료가 없고, 이용자는 핸드폰으로 쉽게 계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간편 결제 방식은 점차 광범위하게 퍼지게 될 것이다. 이제 곧 간편 결제가 되지 않으면 구매자가 외면하는 시대가 오게 된다. 고령의 노인들이 많이 장사 하는 오일장의 특성상 보급과 운영이 어렵다고 한다면 그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중국 걸인들이 간편 결제 큐알코드를 목에 걸고 구걸하는 장면은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러한 디지털 문화는 처음 사용하는 것이 어렵지 한두 번 사용하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겨울은 새로운 봄을 맞기 위한 준비의 시기이다. 정선 시장과 유관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2021년 정선 오일장은 세상의 주목을 받는 시장으로 변모할 수 있다. 이제 비대면, 디지털은 현실이고 그것은 생존의 문제이다. 정선오일장도 정선군민도 행정기관도 이 사실을 받아들어야 한다. 나는 정선오일장이 코로나19 위기를 비대면 디지털 기술로 슬기롭게 극복한 전통 시장의 대명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