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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여행

[그냥 떠난 여행 4 ] 베트남 하노이에서 라오스 루앙프라방 가기 그러나 비엔티엔(국경넘기)

by 즐거움이 힘 201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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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14년 12월 27일부터 1월 31일까지 약 34일 간 베트남,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를 무작정 다녔던 우리 부부의 배낭 여행기입니다.

 

사파와 하노이 여행을 마치고, 이제 다음 목적지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조금은 문제가 있었지만 나름 사파 여행을 재미있게 다녀왔고, 특히 사파까지 왕복한 슬립핑 버스가 화장실도 있는 깨끗한 버스에서 사파 여행을 예약했던 숙소 앞 여행사에서 버스를 예약했다. 

 

버스를 이용한 국경 넘기는 장시간 버스릍 타야 하기에 버스의 상태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사 직원에게 몇 번이나 버스의 상태를 물었다. 여행사 여직원은 사파를 갔던 동일한 버스이고, 좋은 자리를 잡아 주겠다고 하였고, 친절하게 버스 티켓에 운전사 뒤쪽의 3 ~ 4번째 자리를 부탁한다는 메모도 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했다. 

 

이곳은 라오스로 떠나기 전 묵었던 백패커 호스텔. 새벽에 5시에 사파에서 도착해서 그시간에 얼리 체크인이 되어 하루를 이틀처럼 도미토리에 묵었음. 하노이라면 강추!!

 

출발 시간이 되자 인솔자가 숙소로 우리를 데리러 왔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하루 묵었던 백패커 숙소에 같이 묵었던(인사는 안 했지만) 한국인 대학생 4명과 같이 버스를 타기 위해 인솔자를 따라 나섰다. 가는 과정에 또 다른 한국인 여자 여행객 2명이 합류했고, 우리를 포함해 총 6명의 한국인을 포함해 12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 슬립핑 버스를 타는 곳으로 미니 버스로 이동하였다.

 

인솔자와 함께 도착한 곳은 베트남의 대형 터미널이었다. 그곳에는 수 많은 버스가 터미널 주차장을 메우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의 강남 터미널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를 인솔한 인솔자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우리의 명단을 인계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새로은 인솔자가 우리를 인솔하게 되었다. 그리고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하노이의 패키지 여행 시스템은 매 구간마다 새로운 업체에게 여행객을 인계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긴 여정의 경우 중간에 하나가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일정이 꼬이고 말게 된다.

 

 

새로온 인솔자는 젊은 청년이었고, 그는 불행히도 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아무런 설명없이 표를 끊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인솔자를 따라 버스 앞에 다다랐다. 그런데 상황이 조금 이상했다. 

 

버스는 우리의 목적지인 루앙프라방이 아닌 비엔티엔으로 가는 버스인 것이다. 걱정이 되었던 한국인들은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직원에게 우리의 목적지인 루앙프라방에 가는 것인지 손짓 발짓으로 몇 번을 물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답은 이 버스는 가기는 하지만 비엔티엔을 거쳐 간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내가 강릉에서 대전 가는 버스표를 끊었는데, 버스가 갑자기 부산을 거쳐서 대전을 간다는 말인 것이다. 라오스를 여행의 가장 적절한 코스를 찾아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엔 비엔티엔의 순으로 여행 계획을 잡았던 우리는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는 울며 겨자 먹기로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좌석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타는 순서대로 좌석에 앉는 것인데, 이미 많은 여행객이 버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자리가 조금은 남아  여행사에서 지정해주었던 자리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버스의 젊은 가이드가 나에게 막무가내로 뒷자리로 옮기라는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여행사에서 적어준 표를 보여주었지만 그는 표를 보지도 않고 무조건 뒤로 가라는 것이다. 마음같아서는 한바탕 하고 싶었으나 똥개도 자기 동네에서는 50%로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나는 어쩔 수 없이 집사람과 함께 버스의 맨뒷자리 바로 앞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불행중 다행이라고  맨뒷자리는 한국인 대학생들이 앉아 있었고, 우리의 앞 자리는 한국인 여자 여행객 둘이 차지하고 있었다.그래서 여행내내 여행 일정을 교환하고, 이 상황에 서로를 공감하며 나름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앉았던 그 자리는 한참 뒤에 다른 승강장에서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예약된 자리처럼 앉으셨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같이 버스에 탄 한국인들은 모두 각기 다른 여행사(신카페 포함)를 통해서 직통 버스를 예약한 것이었고, 비엔티엔으로 거쳐 가고, 시간도 6시간 이상 더 걸리다는 말에 모두 멘붕 상태였었다. 결국 나와 집 사람은 하루 이상이 걸리는 버스 여행이 부담스러워 첫번째 도착하는 비엔티엔에서 손해를 조금 보더라도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6명의 여행객들은 루앙프라방에 나름 일정이 잡혀있어 루앙프라방까지 가겠다고 했다.

시간이 되자 버스는 떠났고, 첫 기착지인 비엔티엔으로 가는 동안 버스는 수도 없이 많이 정차를 했으면 정차를 할 때마다 마치 택배차량처럼 수 많은 물건들을 실고 내렸다. 그리고 우리를 인솔했던 청년은 물건을 실고 내리는 것을 주로 했으며, 심지어 버스의 맨 뒷 자리의 바닥을 뜯어내어 물건을 실기도 했다. 덕분에 맨 뒷자리의 한국 대학생들은 수 없이 누웠다 일어섰다를 반복해야 했다. 아마도 그들은 밀수를 하는 듯했지만 우리가 나설 일은 아니었고, 감히 나설 수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를 인솔한 청년은 가이드가 아니라 버스 차장임이 틀임없었다.

 

 

우리의 상황이야 어찌되었던 버스는 목적지를 향해 계속 달렸고, 새벽 4시 경 라오스 국경에 도착했다. 오는 중간에도 버스는 자주 섰지만 이곳이 휴게실인지 아니면 물건을 싣는 장소인지, 주유소인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다만 눈치껏 타고 내리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해야만 했다. 가끔 "토일렛!"이라는 소리를 외치기도 했지만 그것은 물건을 실을 것이니 자리를 피해달라는 소리로만 들렸다. 짐작하듯이 우리가 탄 버스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결국 여행사 직원은 우리를 여러가지로 속인 것이다. 라오스 국경에 버스는 일찍 도착했지만 베트남 라오스 국경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은 아침 7시이기때문에 그때까지 대부분 사람들은 버스안에서 잠을 자거나 머물러야 했고,어두운 밤이지만 주면 산책을 할 수 있었다. 

 

 

7시가 되자 출입국 심사는 시작되었고, 우리는 사람들을 따라 출국 수속을 했다. 먼저 베트남 출국 수속을 마치고, 검문소를 넘으니 저 멀리 라오스 입국 수속을 할 수 있는 건물이 보였다. 

 

 

베트남의 출국과 라오스 입국 심사시 정 비용의 비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베트남 출국 수속의 경우 2만 동(약 1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했고, 라오스의 경우에도 2만 동(약 1달러)의 돈을 지불했다. 사실 이 금액은 정해진 것은 아니고 받는 이유도 모른다. 분명 정해진 비자 수수료는 아니다. 하지만 지불하지 않으면 말 안 통하는 이 사람들과 한참 실갱이를 해야한다. 어느 여행 책자에는 이렇게 나와 있었다. "용기있는 자만 싸우라고, 그리고 그 이후는 책임 못진다고." 어쨌든 이렇게 출,입국 심사를 끝내면 타고 나니 타고 온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 버스를 타고 또 기나긴 여행을 계속 했다.

 

 

그리고 마침내 버스는 점심 때쯤 비엔티엔 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비엔티엔에 도착하니 버스 차장은 모든 승객들을 내리라고 했다. 루앙프라방까지 갈 줄 알았던 우리는 또 한번 당황했지만, 우리는 비엔티엔에서 내리기로 결심을 했었고, 이곳에서 라오스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기에 함께 온 한국인들과 인사를 하고 환전소를 찾아 나셨다.

 

 그리고 나머지 한국인들은 또 다른 인솔자가 나타나 그들을 루앙프라방으로 버스 타는 곳으로 인도하였다. 그렇게하여 우리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라오스 비엔티엔에 무려 18시간만에 도착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우리는 끝이었지만 루앙프라방까지 가려던 일행들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또 다른 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용인즉, 나중에 방빈엥에서 이날 같이 버스를 타고 온 학생들과 여자 여행객들을 우연히 만났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날 비엔티엔에서 내려 루앙프라방으로 인솔해야 하는 인솔자가 버스를 구하지 못해 이들에게 1인당 10만 라오스 링깃을 주고 루앙프라방까지 알아서 가라고 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이들은 다른 터미널로 이동하여 어렵게 아주 어렵게 루앙프라방에 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엔티엔에서 내린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우리는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조금 더 기다렸으면 10만 링깃을 받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스물스물 기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하여튼 이렇게 하여 우리는 무려 18시간 동안의 베트남 하노이에서 라오스 비엔티엔까지 오게 되었고, 나머지 일행들은 슬립핑버스가 아닌 일반 버스로 루앙프라방까지 무서운 산길 여행을 무려 6시간의 여행을 더 했다고 한다.

 

 

2015/03/10 - [라오스] - 묻지마 여행 5 - 라오스 비엔티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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