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궁전을 읽은 후 알라딘 헌책방에서 무작정 산 "폴 오스터"의 책 중 하나다. 책의 배경이나 내용을 전혀 모른 채 "달의 궁전"을 읽고 "폴 오스터"에 매료되어 책을 샀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글 전개 방식이 "달의 궁전"과 흡사하여 기대하고 봤으나 책이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끝나버린다.
책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본 나의 잘못이 크기는 하지만 아주 많이 황당하고, 당황했다. "빵 굽는 타자기"이 책은 폴 오스터의 자서전이다. 폴 오스터가 어떻게 직업적인 작가가 되었고, 글을 써서 먹고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쓰고 있다. 책을 읽은 후에야 "빵굽는 타자기"라는 말을 뜻을 이해하기 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와 같은 분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용은 많이 차이가 난다.
글은 과장이나 가식이 들어가 있지 않고, 진솔하다. 책의 절반 조금 넘는 페이지 이후에는 부록으로 폴 오스터가 쓴 희곡과 카드 야구 게임 매뉴얼이 들어 있다. 이러다 보니 전체 책의 분량 반 정도만 "빵 굽는 타자기"의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책의 후반부를 읽다 보면 갑자기 나온 후기로 인해 책의 두께를 보고 생각했던 끝보다 빨리 끝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아쉬움보다는 기쁜 마음이 더 큰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이 책은 부록이 너무 많아 기쁨보다는 허무함을 안겨 준다. 부록으로 나오는 부분의 희곡은 조금 읽다 말았고, 게임 매뉴얼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지 않았다. 60점
기억에 남는 몇 구절
p133
인생의 특정한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라. 그러면 살아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죽은 사람들과도 많은 날들을 함께 보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p146
방정식을 이루고 있는 항들은 여전히 마찬가지였다. 한쪽에는 시간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돈이 있었다. 나는 이 두 가지를 다 잘 다룰 수 있다는 데 내기를 걸었지만, 처음에는 한 입, 다음에는 두 입, 다음에는 세 입을 먹여 살리려고 애쓰기는 어렵지 않았다. 시간을 얻기에는 일을 너무 많이 했고, 돈을 벌기에는 일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이제 나는 이제 나는 시간도 돈도 갖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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