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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여행

[그냥 떠난 여행 12] - 라오스 루앙프라방 꽝시 폭포

by 즐거움이 힘 201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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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14년 12월 27일부터 1월 31일까지 약 34일 간 베트남,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를 무작정 다녔던 우리 부부의 배낭 여행기입니다.


전날 루앙프라방 길거리에 있는 수많은 여행사 중 몇 군데 여행사에 들러 가격 비교를 하여 일 인당 20,000 킵 하는 입장료 별도로 50,000킵 씩에 꽝시 관광 버스를 예약했다. 느지막이 아침 겸 점심을 먹고, 1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여행사 앞에 도착하니 우리 외에도 여러 명의 관광객이 도착해 있었다. 사람들이 모이자 버스는 곧 루랑프라방 거리를 가로 질러 꽝시 폭포에 도착했다. 꽝시 폭포 앞 주차장에 주차한 차에서 내려, 입구를 지나 10여 분을 걸어 올라가니 곧 폭포가 나타났다.



폭포 앞에는 이미 많은 단체 관광객들이 있었고, 꽝시 폭포는 우리에게 자신의 자태를 자랑하듯 모습을 나타냈다. 아주 거대한 폭포는 아니었지만 폭포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고여 있는 물웅덩이는 비취색을 띠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가 흔히 보았던 설악산, 지리산의 계속 물처럼 맑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유는 이 물 색깔이 석회암과 밀림의 식물들의 내뿜은 유기물들이 녹아 생긴 것이기 때문에 빛은 아름답지만 약간 탁한 느낌이 들었다. 



폭포 앞에서 여러 포즈의 사진을 찍고 있으니 폭포의 위쪽이 궁금해졌다. 가던 길을 따라 다리를 건너가 보니 폭포 위쪽으로 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있었고, 이정표가 있었다. 약간의 망설임 속에 몇 명의 젊은 여행객들이 올라가는 것을 보니 우리도 올라가고 싶어졌다. 거리와 시간을 가늠해보니 충분히 다녀 올 수 있다는 확신에 재빨리 산을 올랐다. 산은 조금 가팔랐다. 하지만 오르기 어려운 경사는 아니었고, 몇 분 걸리지 않았다.



어렵게 산을 오르니 그곳에는 아래와는 정반대의 또 다른 모습의 유토피아가 펼쳐져 있었다. 저절로 감탄사가 입에 나왔다. 폭포 아래는 떨어지는 물소리로 인해 라디오의 최대 볼륨이라면, 폭포의 정상은 마치 음 소거를 해 놓은 듯 고요가 자리하고 있었다. 정말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몇 분 걸리지 않아 정상에 올라가니 몇몇 개인 여행객들이 있었다. 일부 젊은 여행자들은 나무와 나무 사이에 해먹을 설치하여 우리가 상상하는 꿈속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자유 여행을 선호했던 우리로서는 저들이 부럽기만 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 했는데, 져도 할 수 없다. 부러웠다.



다른 쪽으로 걸음을 옮기니 그곳에는 뗏목을 태워주는 서비스도 있었다.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는 알 수 없는 가족 여행객들이 뗏목을 타려 하고 있었다. 뗏목을 타고 상류로 서서히 올라가는 두 아이와 아버지를 보고 있으니 갑자기 어디서 악어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쓰잘데 없는 생각이 들었다.



폭포 정상의 모습과 아래 꽝시 폭포는, 밀림이 나오는 영화라면 항상 나오는 장면, 유유히 흐르던 강물에서 보트를 즐기던 어리숙한 탐험가들이 갑자기 빨라지는 강물로 인해 바로 앞에 폭포가 있음을 깨닫고 어찌할 방법을 찾지만 어쩔 수 없이 배와 함께 폭포로 떨어지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을 보고 난다면 어리숙한 탐험가는 어리숙한 탐험가가 아니라 누구라도 영화처럼 그들과 똑같은 일을 겪고야 말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것이 밀림의 속 모습이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잠깐 동안 우리는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감상하고, 상상의 나래도 펴고, 정해진 시간에 버스를 타기 위해 아주 많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상을 거쳐 하산까지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그러니 꽝시 폭포를 방문한다면 반드시 꽝시 폭포의 정상을 올라가 보기 바란다. 밑에서 꽝시 폭포만 보는 것은 폭포의 반만 보는 것이다.


내려오는 길은 계단 곳곳이 녹아 흘러내린 석회암으로 매우 미끄러워서 조심해 내려와야만 했다. 그리고 오고 내리는 길은 이정표가 되어 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게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 정상을 오르내리는 사람은 채 10명이 되지 않았다. 아마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을 듯했다.



어쨌든 우리는 예정 된 시간보다 일찍 내려온 덕분에 이제 차분히 꽝시 폭포 아래쪽을 구경할 수 있었다. 꽝시 폭포 하류 쪽으로 내려가면 몇 몇 큰 물웅덩이를 만날 수 있었다. 그곳은 수영이 가능한 공간으로 지정된 곳으로 몇몇 여행객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꽝시 폭포 아래쪽에는 크고 작은 물웅덩이가 여러 군 데 있어 방비엥의 블루라군과 달리 마치 온천의 가족탕처럼 일행들만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폭포 출입문 바로 옆에는 곰 보호소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이곳에서 곰을 볼 수 있다. 재수가 좋으면 해먹에 누워 재롱을 부리는 어린 곰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약 2시간 정도의 꽝시 폭포의 관광을 마치고, 라오스 현지인 마을을 방문하고, 오후 6시경 숙소에 도착했다. 꽝시 폭포 여행은 폭포 구경 외에도 물놀이를 하거나 간단한 산책 정도의 등산을 할 수도 있고, 음식을 먹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들이 있다. 그러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오는 것이 좋을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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