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나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는 장보기이다.
일단 먹고 살아야 하고,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건들을 수시로 사야 하니 마트나 시장을 다니지 않을 수 없다. 처음 싱가포르에 와서 놀랐던 것은 편의점과 주유소가 무척이나 많다는 사실이었다. 시내 한복판에서 주유소가 있었고, 그 옆에는 반드시 조그마한 편의점이 붙어있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곳곳에 편의점이 있고,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편할 수 있다.
이곳 편의점도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장 보기에는 무척이나 편하다. 하지만 이곳 역시 편의점은 물건의 종류도 적고, 가격도 조금 비싸다.
싱가포르에도 한국과 비슷한 마트들이 여러 곳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Fair price, Giant, Gold storage 등이다. 그 외 크지 않은 마트들도 있고, 웻마트라 불리는 시장과 로칼 상점, 차이나 타운, 무스타파, 다이소 등 대표적인 장터 여러 군데 있다.
각 마트를 다니며 장을 보다 보면 마트마다 차이점들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한국의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분위기가 다른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 한가지는 취급하는 물품도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싱가포르 마트들의 성격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각 지역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본인이 사는 싱가포르 서쪽 지역을 기준으로 설명 하겠다.
출처 - FairPrice 홈페이지
첫 번째 Fair Price, 본인이 가장 자주 가는 싱가포르 대표마트이다. 싱가포르 정부에서 운영하는 마트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농협과 비슷한 성격이다. 한국 대형 마트처럼 많은 공산품 그리고 정육, 야채 음식재료들을 판다. 아마 싱가포르에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마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비교적 상품의 종류도 많고, 야채, 정육, 과일 등의 음식재료를 많이 판다. 가격은 보통 수준이다. 편의점보다는 많이 싸고, 시장의 상점보다는 조금 비싼 정도이며, 싱가포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마트기도 하다.
두 번째 Giant, Fair Price과 같은 대규모 마트이다. 점포 수가 Fair Price만큼 많지 않지만, 얼마전에 Shop & Save를 인수하여 점포 수가 상당히 많아졌다. 이곳은 상품의 종류가 Fair Price보다 더 많다. 그런데 상품의 종류가 생활에 필요한 제품이 많다기보다는 전자제품, 가구, 옷 등 아주 많은 카테고리의 제품을 판매한다. 그러다 보니 규모가 큰 곳에 있는 매장은 물건이 많아 좋아 보이지만 매장의 규모가 작은 동네는 매장 안이 정신이 없다. Fair Price 보다는 저가의 제품이 많은 듯하며, 말레이시아 기업이라는 말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말레이시아, 인도계 손님들이 많은 듯 하다. 그리고 이곳 수산물 코너와 야채 코너 쪽엔 유난히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 이 냄새는 다른 매장에서는 나지 않는다. 유독 모든 Giant 매장에서만 난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세 번째 Gold Storage, 싱가포르에 와서 처음으로 만났던 마트이다, 처음엔 싱가포르에 모든 마트가 이와 같은 줄 알았다. 본인이 가 본 매장들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물건의 질이나 가격이 위의 두 마트보다는 좋고, 높은 편이었다. 요즘도 가끔 들리기는 하지만 특별히 이곳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지나는 근처에 있는 경우 가게 된다. 외형도 깔끔하고, 정리도 잘 되어있으며, 물건의 품질도 좋다. 그러나 위에 언급했듯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네 번째 Daiso, 마트로 분류하기는 뭐 하지만 그래도 싱가포르 생활 중 빼 놓을 수 없는 장보기 장소이다. 모두 알다시피 일본계 기업으로서 다양한 생활용품을 파는 곳이다. 한국과 차이점은 한국 다이소는 천 원짜리를 기준으로 해서 2 천원, 3 천원 짜리 물건을 팔지만 이곳에는 오로지 2 달러짜리 물건만 판다. 계산할 때도 수로 계산을 한다. 한국에 있을 때 간혹 다이소에서 물건을 사다 보면 품질이 안 좋아 기분 좋지 않을 때가 종종 있었지만, 이곳 싱가포르 다이소의 물건들은 한국 물건보다 품질이 좋다. 갑작스럽게 생활에 필요한 본드, 철물 등 생활에 필요한 잡스러운 것들을 사기에는 이곳이 제일 만만하다.
다섯 번째 잡화점, 싱가포르에는 각 쇼핑센터(싱가포르는 모든 동네에 쇼핑센터가 있다.) 또는 시장에 잡화점이 하나, 둘씩 있다. 이름은 각자 다르지만 파는 제품들은 거의 같다. 건전지부터 샴푸, 비누, 전구, 학용품 등 말 그대로 잡화점이다. 다이소에서 파는 물건 등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규모가 좀 작고 가격이 싼 편이다. 품질은 좀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마트에서 파는 같은 제품을 싼 값에 팔기도 한다. 나는 청소용품은 거의 이곳에서 구매한다.
여섯 번째 차이나타운, 관광 안내책자에도 나오는 아주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차이나타운은 거리가 멀어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가지 않는다. 다만 지인들이 놀러 오거나 하면 가끔 구경차 가곤 한다. 관광 기념품이나 로컬 상점에서 파는 생활용품들을 싸게 팔 수 있는 곳 들이 있으니 시간 날 때 다녀보는 것도 좋다. 더불어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스타파, 이곳도 역시 관광책자에 나와 있는 곳이다. 리틀인디아에 위치 한 곳으로, 생활용품을 비롯해 보석까지 파는 대규모 창고형 매장이다. 이곳에 갈 때는 무엇을 살지 정해 놓고 가지 않으면 들어갔다가 출구 찾느라 헤매다가 그냥 나오게 된다. 인도계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며, 비교적 가격이 싼 편이라고 말을 하는데, 확실하지 않다. 이곳에 가 보면 나이키, 아디다스 등 메이커 신발들도 마치 시장에서 팔 듯이 쌓아 놓고 판다. 그리고 무스타파 주위에도 수 많은 로컬상점들이 있고, 아주 싼 값의 제품들을 판다. 그러나 품질은 운에 맡겨야 한다.^^
이글을 쓰면서 사족처럼 꼭 말하고 싶은 한가지는 싱가포르에서 값싸게 전자제품이나 핸드폰을 사기 위해서 심림스퀘어나 럭키 프라자에 위치한 작은 상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행동이다. 누구 말대로 이곳들은 한국의 용산 전자상가와 비슷하다. 여차하면 바가지를 쓰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주의하라고 말을 하는데, 심심치 않게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싱가포르 당국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단속을 하고 있지만 쉽사리 해결이 되지 않는 듯 싶다. 전자제품이나 핸드폰을 구매하려고 하면 반드시 정상적인 매장을 이용하기 바라며, 특히 개인간의 거래는 하지 않은 것이 좋다.
어찌되었거나 삶에 있어서 장보기는 필수이다. 비록 짧은 시간 동안 본인이 경험한 싱가포르 마트 이야기지만 싱가포르에 살려고 하거나, 여행을 온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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