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내려오는 말 중에 “집과 땅은 임자가 있다”는 말이 있다. 땅과 집을 사려면 운대가 맞아야 살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아마도 땅과 집은 사람이 한 평생 살면서 가장 큰 비용을 들여 사는 재화이기에 신중함을 일깨워 주기위한 말일 것이라 추측한다.
나는 2015년 귀농 준비 시기와 귀농 초기에 집이 없어서 후배의 콘테이너에서도 잠시 살았고, 나중에는 같이 일하는 선배 집에 더부살이를 하면서 귀농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내가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정보를 수집하며 정선 여기저기를 돌아 다녔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집을 쉽게 구하지 못한 이유는 간단했다. 여유 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원주에 식구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한 채 있었기에 귀농지에 새 집을 추가로 산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재테크를 위한 집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살아야 할 집을 구하는 것이기에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고, 두 집 살림을 위해서는 여유 자금 안에서만 해결이 되어야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여유 돈은 이렇게 저렇게 짜내야 겨우 2천만 원 정도 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줄곧 상대적으로 싼 집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살 수 있는 집은 호기를 부려도 1억을 넘지 않아야 했고, 가능하면 5천만 원 내외의 집이어야만 했다. 최대 1억이 가능한 것은 무리할 경우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고려했던 것이고, 5천만 원이라면 3천만 원 정도의 신용대출로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융자 부분은 귀농하여 조금씩 갚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시골의 집도 대부분 1억은 있어야 했고, 3천 ~ 5천만 원 정도의 빈 농가가 가끔 있기는 했지만 이런 집은 수리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수리비는 적어도 3~4천만 원 정도 드는 큰 공사가 필요한 집들이어서 시골 농가를 구해도 7천만 원에서 1억 정도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더구나 빈 농가를 수리 하는 작업은 새로 짓는 것이나 거의 마찬 가지라 쉽게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시골집이 생각보다 비싼 이유는 집이 농지와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집은 규모가 작아도 붙어 농지가 2백 평만 되어도 땅 값만 2천만 원이 되는 것이고, 5백 평이 되면 땅 값만 5천만 원이 되는 것이다. 집이 붙어 있는 시골의 땅 값은 대부분 지목이 대지인 땅이 있어서 평당 십 만원은 예상해야한다. 이러다 보니 집 사는 것이 쉽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집도 나에게 우연히 다가왔다.
내가 산 정선집 초기 모습
인터넷을 통해 정선의 빈 집이나 농가 주택를 검색하던 어느 날, 내가 머물고 있던 선배 집 근처의 집이 매물로 나온 것이다. 보통 인터넷에 소개되는 매물은 정확한 위치가 나오지 않고, 대략적인 주소만 나온다. 직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확한 주소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내가 살고 있는 집 근처의 집이 매물로 올라 왔기에 사진만 보고도 매물 나온 집을 알 수 있었다. 가격은 오천만 원, 내가 예상했던 금액이었기에 구미가 당기는 집이었다.
며칠 지난 어느 날 그 집 앞을 지나다가 집의 규모나 위치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인에게 물어나 보자 하는 마음에 주인에게 문의를 했다. 집이 아직 안 팔렸는지 물어보고, 집 내부도 구경했다. 집은 대지 72평, 건평 16평의 작은 집이었다. 방 한 칸, 거실 한 칸, 다용도실, 그리고 욕실이 있는 도시의 투룸에 가까운 집이었다. 주인인 할머니는 동네 여러 사람에게 집을 내놓은 상태인데 안 나간다 하시며, 4천 6백만 원 정도면 당장 팔겠다고 말을 하셨다. 그리고 읍내 부동산에도 내놨는데, 가격만 비싸게 올려 놓고 도통 소식이 없다는 소리도 함께 하는 것이다.
둘러본 집은 건축한 지 10년이 된 벽돌집이었고 할머니 혼자 10년을 사신 집이라 문제가 되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굳이 문제를 찾자면 오래된 보일러가 변변치 못했고, 시골집 치고는 창고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으며, 차를 주차할 곳이 넓지 않다는 것 등이었다, 하지만 다른 집들에 비해서는 크게 돈이 들어갈 집이 아니고, 이런 조건의 집을 이 가격에 살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을 고민하던 나는 이 집을 사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때부터 구체적인 자금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집 사람에게 집을 보여 주며, 모든 자금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장담을 하고 허락을 받아냈다. 집사람과 함게 그 집을 다시 돌아본 다음 날, 나는 주인 할머니와 직접 계약을 했다. 아마 집을 본 후 채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계약을 하고 나니 그때부터 자금 마련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인 할머니의 사정상 집 계약 후 5개월 후에 이사를 하기로 했고, 그 때 잔금을 모두 지불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나에게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내가 동원할 수 있는 총 금액은 2,000만원, 등기 비용 및 기타 비용까지 하려면 5천만 원은 있어야 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집 수리 및 장판, 도배 등의 비용을 생각하면 5백만 원 정도 여유 자금이 있어야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자질구레한 것들은 틈틈이 손수 고치면 될 것 같았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6개월 안에 3,500만원을 더 구해야 하는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스스로 노력하면 방법이 나온다는 말일 것이다.
나는 자금 마련을 위해 우선 정선군의 귀농 지원 부서를 찾아갔다. 그동안 막연히 생각했던 귀농 자금 융자를 받기 위해서였다. 정선군에서는 귀농을 하면 귀농 정착 자금으로 5년 거치 10년 상환 2%의 고정 금리로 융자를 알선해 준다. 물론 귀농 계획서를 써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30여 년의 직장 생활 동안 기획서 계획서는 무수히 많이 써봤기에 이건 일도 아니었다. 결국 나는 귀농 자금 신청서를 제출하여 융자 대상에 선발되어 농협에서 5년 거치, 10년 상환 고정 금리 2%로 3천만 원을 농협에서 대출을 받기로 했다.
급한 불은 끈 것이다.
하지만 아직 집 수리등 부수적으로 들어갈 비용 5백만 원이 부족했다.
그런데 이 자금도 정선군에서 해결이 되었다. 정선군에서는 농가 주택을 구매하여 귀농하는 귀농인에게 집 수리 비용 5백만원을 지원해 준다. 융자가 아닌 무상 지원이다. 단 생활에 필수적인 난방, 화장실, 주방 등 중요한 집의 근간 시설에만 지원을 해주며, 계획서를 써서 제출하고, 완료 후 세금게산서, 사진 등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나중에 수리하려던 보일러의 교체와 보일러실 겸 창고 신축, 다용도실 난방 설치 등 필수적인 시설 보수 작업을 신청했고, 이 또한 지원 대상에 선정되어 5백만 원이 지원 받게 되었다.
결국 내가 집을 사기 위해 필요로 했던 5,500만원을 우여곡절 끝에 모두 마련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중으로 미루려고 했던 집 수리도 입주 시기에 맞춰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2016년 5월에 지금 살고 있는 정선집에 입주를 하게 되었고, 정선군에 집을 가지 정선군민이 되었다.
PS :융자 부분과 농가 수리 비용 지원 부분은 추후 별도 포스팅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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