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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문학동네)-이기호

by 즐거움이 힘 2019.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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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말 필요 없이 내가 믿고 읽는 몇 안 되는 작가 이기호의 최근 책이다. 이기호 작가는 내가 사는 원주 출신 작가라 더욱 정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기호 작가의 글 스타일은 내 마음에 든다.



이기호 작가의 책을 읽을 때면 이번에는 어떤 것이 소재로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매번 생긴다.  음식 냄새를 맡으면 침이 고이면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듯이 이기호 작가의 책은 앞 페이지 조금만 봐도, 아니 그냥 제목만 봐도 빨리 읽어야지 하는 욕구가 반사적으로 생겨난다. 눈앞에 보이지 않을 때는 물론 이 욕구는 생겨나지 않는다. 어쨌거나 이기호 작가의 글들은 제목도 항상 재미있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나 "최순덕 성령충만기"라는 제목을 보고도 읽고 싶은 욕구가 안 생긴다면 그 사람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라고 표현하면 과장일 것이만, 어쨌든 매번 구미가 당기는 제목을 짓는 것도 이기호 작가의 능력인 것 같다.


이기호 작가의 책을 읽을 때면 항상 느끼는 의문이 있다. 혹시 자전적인 소설인가? 하는 것이다.  이기호 작가 대부분 글의 주인공은 대학교수이자 작가이다. 내가 알기로는 이기호 작가도 대학교수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읽다 보면 자전적인 소설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또 더 읽다 보면 자전적인 소설이 맞는거 같은데 하는 의문이 또 생긴다. 결국 소설이 현실인지 현실이 소설이 된 것인지 헷갈린다. 이것이 작가의 의도적인 글 쓰는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이 의문은 지울 수가 없다.


이 책에는 총 7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이전 소설집에 비해 유머가 넘치거나 형식이 특별하지는 않다. 내용이 무겁지도 않다. 어찌 보면 그저 평범하다. 조금 특이하다면 "나정만 씨의 살짝 아래로 굽은 붐" 정도다. 7편 모두 제목에 사람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사람들의 관계 이야기라는 말이다. 책을 다 읽은 후엔 이게 뭐지 하는 약간의 찜찜함이 남는다. 특히 책 제목과 같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는 더욱더 그러하다.  하지만 부록처럼 마지막에 있는 "김형중의 책에 대한 해설"을 읽으면 아, 그랬구나 하는 탄성이 나온다. 그리고 갑자기 전혀 느끼지 못한 소설 전체의 무거움이 갑자기 나의 어딘가로 누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있는 이기호 작가의 말까지 읽고 나면 방금 읽은 소설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만다. 9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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