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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갈팡질당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문학동네)-이기호

by 즐거움이 힘 2019.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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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기호 작가다. 개인적으로 믿고 읽는 몇 안 되는 작가다. 독서력이 짧은 나에게도 이렇게 믿고 읽는 작가가 있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어쨌든 이 책은 얼마 전 올렸던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와 함께 구입한 책으로써 두 책 모두 단편집이라 번갈아 가면서 읽었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가 더 최근에 나온 책이라 먼저 리뷰를 올렸고, 연이어 같은 작가를 올리기가 뭐해 이제 올리게 되었다. 아마도 더 시간이 지나면 책을 읽을 때 느꼈던 감흥이 사라질 것은 뻔하고, 책의 내용조차 생각날 것 같지 않아 리뷰를 써 본다.



이 책은 작가 김영하의 팟캐스트 방송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에서 책에 들어있는 단편 "원주통신"을 리뷰(2012.05.15)한 방송을 우연히 듣고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단편 "원주 통신"은 재미있는 짧은 콩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한데 막상 책을 사서 읽어 보니 이 단편집은 처음이 생각처럼 잘 읽어지지 않았다. 첫 단편인 "나쁜 소설"부터 조금은 어려웠다. 흔히 말하는 메타 소설의 형식이었는데 문학에 대한 이해가 적은 나에게는 조금 벅찬 소설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알게 된 것은 책에 나온 몇 가지 단편들이 메타 소설의 성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인"이 그렇고,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가 그러했다. 한편으로 든 생각은 이기호 자각의 소설은 의도적인 메타 소설이 아니라 그냥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서 글을 쓰다 보니 자동적으로 메타 소설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의 리뷰를 쓰면서도 언급했듯이 이기호 작가는 자신의 직업과 주위의 여러 가지 사건, 상황, 배경 자체를 소재로 삼아 글을 많이 쓴다. 그런데 작가의 직업이 교수이고 소설가이다 보니 모든 것이 메타 소설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작가들은 자신의 주위에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을 금기시한다고 들었다.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로만 소재로 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내 인생의 책이라고 여겼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쓴 테드 창과 같은  SF작가들이 주로 그러지 않을까 한다. (테드 창을 예로 드니 갑자기 영화 극한 직업이 생각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런 작가들이 더 훌륭한 작가이고, 그것이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기호 작가처럼 자신의 주위에 있는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쓰는 작가에게 더 친근감이 간다. 아마도 내 주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일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이기호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친근감과 함께 에피소드 전개에 대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래서 이기호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어쨌거나 이 책 또한 역시 이기호 작가 소설이다. 재미있고, 참신하다. 점수 8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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