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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 살어리랏다

내 이럴줄 몰랐다.

by 즐거움이 힘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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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못 받은 상을 정선에 와서 다 받는 것 같다. 지난 연말 평생교육분야에 이바지한 공로로 정선군수 표창을 받았다.

 

12월 초, 나와 일을 많이 하는  평생교육  담당부서 주무관에게서 상을 추천하고 싶은데 의향이 어떠냐고 연락이 왔었다. 

"상 준다는데, 당연히 받아야죠."

당연한 나의 대답이었다.

벌이라면 항변을 하겠지만, 상을 준다는데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또 얼마 후 이번에는 사회적 경제를 담당하는 부서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표창을 추천하고 싶은데 의향이 어떠냐고.

이미 다른 부서에서 연락이 와서 승락을 했다고 말을 전했다. 

"선생님이 인기가 많으시네요."라고 담당자는 아쉬움을 전하고,상을 추천한다고 했던 평생교육 담당자와 의논해보겠다고 했다.  두 사람이 어떤 말을 하며 의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평생교육 공로로 상을 받을 걸 보니 평생교육 분야에서 추천이 된 모양이었다. 

 

처음 정선으로 귀농, 귀촌할 때에는 새로운 그리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다.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디지털 소외 문제를 접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정선에 이주한 지 7년 차,

이제는 귀농인이 아니라 현지인이라 불려야 한다. 보통 7년 이내에 이주자를 귀농인 또는 귀촌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이제 나는 토착인, 현지인셈이다. '디지털훈민정음'을 개발하고, 디지털문해를 교육하며 전국을 다니고 있다. 뒤늦게 평생교육 분야 대학도 다녔고, 졸업도 했다.  작년에는 강원도지사 표창도 받았고, 크고 작은 공모에 '디지털훈민정음'이 수상도 했다. '언택트솔루션'이라는 회사도 만들었고,  회사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아 지원도 받고 있다. 

 

이 모든 일은 준비된 것이 아니라 정선으로 이주하면서 갑자기 시작된 것이다.  처음엔 그냥 가볍게 시작했는데, 이제는 목적이 생겼고,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앞으로 또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오늘도 농촌에 어른들과 디지털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세상은 디지털을 모르면 살 수 없고, 디지털을 모르면 손해를 본다는 것을 알리며,  그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돈 보다 일을 쫒으라는 말은 너무 식상해 보인다. 그런데 그 말은 나에게 많은 힘을 준다. 돈이 부족하여 힘들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보니 힘이 생기고, 재미가 있다. 

 

나의 생활 모토 '즐거움이 힘이다' 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정선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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