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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 살어리랏다

디지털 배우러 정선으로 가자!(아라리사람들2022.10)

by 즐거움이 힘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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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배우러 정선으로 가자!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정선으로 디지털을 배우러 가자니? 아리랑을 배우러 정선으로 가자는 소리는 들어봤지만, 강원도 산골 정선으로 디지털을 배우러 가자니 이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란 말인가? 사실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정선과 디지털은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둘은 기찻길 위에 나란히 놓여있는 철로처럼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존재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정선 읍내에 개소한 디지털 교육 체험장을 보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이 두려운 사람들!! 디지털을 배우고 싶다면 정선 디지털 교육 체험장으로 오라!”.

 

온라인, 인터넷, 컴퓨터, 스마트폰, 인공지능 등 다양하게 표현되는 디지털 세상의 장점은 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허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언제, 어디에 있던지 현실에서처럼 세상을 즐길 수 있고, 세상의 일원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시기에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온라인으로 각종 행사 및 회의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이러한 디지털 세상이 우리 생활에 아주 가깝게 다가왔음을 증명하였다. 디지털 세상은 직접적인 접촉으로 문명 혜택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나 외곽에 떨어진 지역에 보급되어 시, 공간을 뛰어넘어 평등하게 문명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디지털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더욱 누릴 수 있게 만들어지고 있다. 첨단 시설을 자주 접할 수 있는 도시인, 디지털 기기 배움이 빠른 젊은이들이 혜택을 더욱 누릴 수 있게 설치되어 있고,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이들에게 보급하기 위한 노력을 수없이 행하고 있다.

 

이번에 정선군에 만들어진 디지털 교육 체험장은 이러한 우리 사회의 디지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다. ‘디지털 교육 체험장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교육장과는 개념적으로 다르다. 보통의 대다수 교육장은 배움에 대한 욕구를 가진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더 다양한 지식을 배우고, 그 분야에 전문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 하지만 본 교육 체험장은 전문 디지털이 아닌 삶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디지털을 교육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도시에 나가면 필수적으로 접할 수밖에 없는 키오스크에 대한 기초적인 접근법, 스마트폰에 나오는 생뚱맞은 기호와 표현에 대한 설명, 실생활에 쓰이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법 등을 배울 수 있게 마련되었고, 리모컨에 나와 있는 기호나 표현을 몰라서 TV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어른들, 선물 받은 전자기기에 표시가 무엇을 나타내는지 몰라서 포장만 뜯은 채 장식품처럼 두고 있는 중장년의 아버지들, 새 스마트폰을 샀지만 오로지 전화기로만 사용하는 다수의 어머니, 스마트폰으로 돈을 보내고,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는 하는데 물어볼 때가 없어 고민하는 나의 이모, 삼촌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디지털 교육 체험장이다.

 

물론, 전문적인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도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생존과 직결되어있는 생활 속 디지털 교육을 받지 못해 점차 디지털 사회로부터 멀어져가는 우리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디지털 교육 체험장은 만들어졌다. 디지털 기기를 배우는 첫걸음은 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주 사용할 기기가 없고 혼자 하기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이곳에는 자유롭게 실습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들과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고,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전문 디지털 문해 선생님들이 있다. 아마도 디지털 문해라고 표현되는 이런 교육을 체계적으로 준비한 곳은 정선이 전국에서 유일할 것이다. 아리랑의 고장 정선이 이제는 국민 고향 정선, 디지털 배움의 고장 정선으로 탈바꿈하게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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