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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국립공원 그린포인트 성공할 수 있을까?

by 즐거움이 힘 201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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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을 다니다 보면 참으로 기분이 좋다. 산이 깨끗해졌기 때문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등산하려면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에 고기 굽는 냄새에 등산하는 것이 스트레스인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우리의 산과 자연이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고, 현재도 끊임없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킬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


본 글은 2011.06.15 다음 블로그에 올린 글을 블로그를 이전하면서 재 포스팅한 것입니다. 


 

가까운 거리에 국립공원 치악산이 있기 때문에 아주 쉽게 치악산을 등반할 수 있어 '나는 참으로 행복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산을 오른다. 그런데 예전보다는 열 배, 스무 배 깨끗한 산에도 여기저기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것이 보이곤 한다. 비록 예전처럼 쓰레기 더미가 있거나 묶인 검은 비닐봉지가 버려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생수통, 휴짓조각, 쵸코릿 봉투 등 아주 자그마한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버려져 있어, 쓰레기가 곳곳에 깔렸던 시절보다 오히려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

 

산을 오르다가 가끔은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가고 싶긴 하지만 괜한 짓을 한다는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내 것만이라도 버리거나 흘리지 않고 갈 수 있도록 하자!'라는 맘으로 그냥 등산만을 즐기곤 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 쓰레기를 주워 오는 사람한테 어떤 이익을 준다면 등산객들이 쓰레기를 주워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금대리 야영장 매표소에 놓인 그린포인트 봉투와 그린포인트 안내보면서 '아하! 이런 생각을 나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다음 등반부터는 쓰레기를 주워야겠다는 기쁨 마음으로 그린포인트 봉투 몇 개를 가방에 챙겼다.

 

그리고 며칠 후 등산을 하고 싶다는 집사람과 함께 치악산 구룡사 쪽 등반로를 통한 산책을 하게 되었다. 물론 배낭엔 며칠 전 금대리 야영장에서 가져온 그린포인트 봉투가 담겨 있었고, 이를 활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휴일이라 등반하는 사람들이 많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나로서는 여기저기 쓰레기를 줍기는 어려웠지만 내가 앉았던 자리, 그리고 내가 지나가는 통로의 쓰레기를 기쁜 마음으로 봉투에 담았다. 비로봉까지의 등산을 계획했던 것이 아니라서 칠곡폭포(?)까지 등반을 마치고, 그린포인트 봉투에 캔, 생수통, 휴지 등 쓰레기를 채우고 기분 좋게 산에서 내려왔다. 물론 내가 되가져가는 쓰레기는 쵸코렛 봉투 정도였고, 대부분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들이었다. 어쨌든 산을 깨끗이 하는 데에 일조했다는 마음이 나 스스로 나를 자랑스럽게 했다.

 

구룡사 입구 통제소에 도착하여 그린포인트 봉투를 내밀고 쓰레기를 주워왔다고 하니 관리자가 그린포인트 봉투의 무게를 측정하고 480g 정도의 무게가 나왔다면 신상명세서를 적으라 한다. 며칠 후 포인트가 적립되니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단다. 국립공원입장료도 없어진 지 오래라 포인트 쓸 일은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어쨌든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기분만은 속일 수 없었다.

 


출처 국립공원관리공단 블로그



그런데 그 순간 관리인이 나에게 다시 봉투를 내민다.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서 버려야 한단다. 순간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곧 사태 파악이 되었다. 


그린포인트 제도란 자신의 쓰레기 또는 산의 쓰레기를 주워 자신의 집으로 가지고 가 버려야 하는 제도이었다. 옆에 있던 집사람과 난 서로 바라보면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결국, 그린포인트 봉투는 내 배낭에 매달려 나를 따라왔고, 결국 구룡사매표소 입구 식당에서 식사 후 배낭에 매달린 봉투를 본 식당 아주머니께서 쓰레기 버릴 것이라면 가게 쓰레기통에 넣으라 하여 쓰레기통에 넣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린포인트제도를 처음 접하면서 이렇게 좋은 제도를 정책화시킨 국립공원관리공단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꼈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그린포인트제도를 활용한 후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등반하면서 자신의 쓰레기를 자신이 도로 가지고 가는 것은 이용객의 당연한 의무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등산객이 노력하지만 의도하지 않아도 버려지는 쓰레기와 일부 양심 없는 사람들에 의해 버려진 쓰레기가 생기기 때문에 그린포인트 제도가 나온 것일게다. 대부분 산과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기 쓰레기 되가져가기를 넘어,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곤 한다. 그만큼 자연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그러한 행동을 하려면 오지랖 넓다는 말과 잘난 척하는 것처럼 보는 사회 분위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명분을 주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한다면 손쉽게 할 수 있게 된다. 단체로 하는 쓰레기 줍기 행사, 자연보호 캠페인, 강 치우기 행사 들이 그러한 행위의 일부인 듯싶다. 아마도 그린트포인트 제도가 생겨난 이유도 이러한 명분을 제공하고, 잘난 척이 아닌 함께 하는 캠페인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생겨난 제도일 것이다.

 

하지만 그린포인트 제도의 최대한 실수는 국립공원을 깨끗이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잘못 잡은 듯하다. 국립공원들은 이용자들의 집과 많은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이용객들에게 내가 가지고 온 쓰레기도 아닌 남이 버려 수집한 정체불명 쓰레기를 배낭에 넣어 집까지 가져가라고 하는 것은 등산객에게 성인군자가 되라는 말과 다름이 아니다.



그린포인트 제도 시행의 가장 큰 목적은 국립공원 안의 쓰레기를 수집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 말은 넓은 국립공원 여기저기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국립공원 관리자들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장소에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등산객들이 모으지 않는 쓰레기는 결국 공단에서 직원을 채용하여 모으는 방법밖에 없다. 결국, 국립공원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쓰레기를 소각하거나 매립장으로 옮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쓰레기를 수집하는 행위가 가장 어려운 것이다. 야영장 이용할 때 쓰레기봉투를 주고, 떠날 때 쓰레기장 또는 정해진 장소에 놓고 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야영장 이용 시 쓰레기봉투를 집에 가지고 가서 버리라고 한다면 과연 몇 사람이나 집으로 가지고 갈까?

 

결론적으로 그린포인트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집한 쓰레기를 등산객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공원에서 관리하는 특정한 장소에 모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물론 국립공원 안의 집화장에 다른 쓰레기의 투기 등 작은 문제를 나타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싶다. 다른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국립공원까지 가지고 오는 사람은 어디든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에도 자신의 집까지 쓰레기를 되가져 가는 이용객이 얼마나 되는지 점검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혹시 주차장이나 또 다른 공간의 합법적인 쓰레기장에 놓고 가지는 않는지? 혹시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매표소 안쪽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린포인트제도는 전국의 국립공원을 깨끗이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는 분명하다. 그렇다면 보다 현실적 있는 모습으로 이용객에게 다가가는 것이 올바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고, 일회적 전시행정이 아니기를 빈다.


오늘 이 글을 재 포스팅하면서 그린포인트을 검색하여, 진행 상황을 체크해 보았다. 역시 예상대로 이름만 존재하는 제도로 전락했고, 공식 블로그, 공식 페이스북 모두 2013년 글 외에는 등록된 글이 없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knpsgreen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reenkn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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