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도시를 꿈꾸며[아라리사람들2023.12]

 

“키오스크 체험하고 가세요!” “정선군 기념품 선물도 받을 수 있어요”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AT센터 한쪽 구석에서 정선군 평생교육 담당 주문관과 한국문해협회 정선지부 사무장은 연신 지나는 사람들에게 호객(?) 행위를 했다. 이곳에는 2023년 대한민국 평생교육 박람회가 열리는 중이었다. 평생교육 박람회는 원칙적으로 전국의 평생학습도시들만 참여할 수 있고, 지자체별로 반나절 시간만 주어진 행사였지만, 정선군과 한국문해교육협회 정선지부는 “디지털 문해” 주제로 3일간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 디지털 교육 체험장에 있던 디지털 교육용 키오스크, 이벤트 당첨자에게 줄 정선군 특산품 등 이삿짐 차 한 대 분량의 물건과 함께 담당자들은 전날 서울에 도착하여 미리 준비하고, 개막식 직후 박람회 관람객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이 박람회는 일반인보다 각 지역의 평생교육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각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평생교육을 소개하고 자랑하며 공유하는 자리이다. 그런 자리에 정선이 강원도 평생교육 대표 성격으로 참여한 것이다.

 

언뜻 보면 정선군 부스는 키오스크 1대와 태블릿 1대, 터치 PC 1대 놓여 있는 다른 곳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디지털 부스처럼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부스 맞은편에는 국가문해교육센터에서 운영하는 맥도널드 키오스크가 거인처럼 자리하고 있었고, 홈트레이닝 체험하는 게임기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어서 정선 부스는 초라하게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정선 부스에 방문하여 태블릿으로 터치 연습, 정선 지역 식당 키오스크 체험, 장난감 자동차 셀프 주유, 그리고 마지막으로 체험 영수증에 나온 큐알코드를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읽고 정선에서 정성껏 준비한 이벤트 선물을 받게 된 관람객들은 이 교육 과정 구성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교육 과정이 왜 필요한지를? 그리고 우리는 왜 이런 순서로 교육하는지를 설명하면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지역 주민 눈높이에 맞는 디지털 교육에 찬사를 보내며 정보를 더 얻고 싶다고 담당자에게서 명함을 받아 갔다. 3일 동안 있었던 행사 마지막 날에는 행사를 주최한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본부장과 국가문해교육센터장이 찾아와 “이번 행사에서 가장 도드라진 부스라고 소문을 듣고 왔다”며 디지털 문해 교육 모범 사례로 발표하는 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계획을 말해주기도 했다. 행사 준비를 위해 고생한 모든 기간의 힘듦이 없어지는 순간이었다.

교육부에서는 매년 평생교육도시를 공모하여 선정한다. 평생교육이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전 생애 교육을 포괄하는 의미라면 평생학습도시는 이러한 평생교육을 뒷받침하는 지역 사회의 지원 및 네트워크, 그리고 이를 통한 학습공동체 도시 건설 운동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런데 정선은 강원도 18개 시군 중 속초시, 고성군과 함께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지 않은 단 3개뿐인 지자체에 포함되어 있다. 물론, 정선군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5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 공모 신청을 했지만, 선정되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평생학습도시가 된다고 해서 국가에서 많은 돈을 지원받는 것도 아니고, 거창한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정선군이 군민들의 인문교양교육, 문화예술교육, 학력보완교육, 기초문해교육, 직업능력교육, 시민 참여교육 등 평생교육 6대 영역뿐만 아니라 생활 속 디지털 교육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상징일 될 수는 있다.

2024년 정선군에는 정선군립도서관이 개관한다. 도서관은 본래 목적은 문해이자 교육이다. 요즘 정선군의 디지털 문해 교육을 보는 타 기관 관계자들의 시선은 “부러움”이다. 그들이 보는 “부러움”이 우리의 “뿌듯함”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2024년에는 정선군이 꼭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기를 기원하며, 이 길에 정선군 평생교육 관련자뿐만 아니라 정선군, 정선군의회, 정선군민 모두가 함께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