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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김 박사는 누구인가?(문학과 지성사)-이기호

by 즐거움이 힘 2015.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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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출신 작가 이기호의 단편 소설집이다. 최순덕의 성령 충만기가 너무 강력한 탓이었는지 이 책은 그리 강렬하지 못했다. 소재가 밋밋하다고나 할까?



처음 이기호 작가의 성령 충만기를 읽고, 이기호 작가의 소재를 발굴해내는 능력에 감탄을 했었다. 우리 일상 생활에 일어나는 일들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은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진자만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었던 작품이다. 이 책도 물론 다양한 소재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작만은 못한듯 하다. 전작만 못하다고 해서 이 책의 전반적인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밀수록 다시 가까워 지는'과 '내게는 너무 윤리적인 팬티 한 장', '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 특히 재미있다. '내게는 너무 윤리적인 팬티 한 장'은 팬티는 오로지 하얀색 삼각팬티만 있는 줄 알았다가 총 천연색이 들어가 있는 트렁크 팬티가 나오던 시절에 충분히 있었을만한 내용이고, 바로 내 모습, 내 주위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감이 가는 작품이었다. 수영장에서 트렁크 팬티를 입고, 마치 수영복을 입은 듯한 모습으로 수영하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 주었고, 내 생활의 모토인 역지사지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되뇌이게 한 작품이었다.


서두에 말했듯이 기대만큼 재미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후회할 정도는 아니었다. 89점.

빨간책방에 이기호 작가가 나와 이 책에 대해 대담했던 부분을 다시 한 번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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