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해를 못하는건지, 책이 어려운 건지, 매 번 하루키의 책을 읽고 나면 드는 생각이다.
'해변의카프카'를 보았을 때도, '태엽감는 새'를 보았을 때도, 책과 전쟁이었다.
하루키의 소설은 필독서라는 한마디에 읽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생기고, 한 권으로 끝나지 않는 장편 소설이라 책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라는 식으로 읽게 된다.
다시는 하루키의 책을 보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어느새 많은 사람이 1Q84를 얘기하고, 마치 1Q84를 읽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되어버리는듯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한번 속아 보았다. 그러나 역시나다.
난 친절한 책을 읽고 싶다.저자가 독자에게 친절한 책. 하루키의 소설은 친절하지 못하다. 왜? 에 대한 해답이 없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독자에게 전혀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난거다. 이유는 독자 너가 알아서 상상해라. 뭐 이런거 같다.
살다보면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일이 생겨난다. 그러나 그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원인을 찾고, 그 인과 관계를 알고 싶어 한다. 특히 과학의 신봉자인 나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난 불친절한 하루키의 소설이 싫다.
나에겐 차라리 법정스님의 '무소유'나, 파울로코엘료의 '순례자'류의 정신 세계를 논하는 책이 훨씬 더 가벼울 수 있겠다.
3권이 이 소설의 끝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읽어 나갔던 책이었는데, 마지막에 "3권 끝" 이라는 구절은 앞으로 4권도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더욱 좌절에 빠졌다..
2010.10.10
1Q84는 아직 4권이 나오지 않았다. 듣기로는 4권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소설을 다 읽었는데, 마치 화장실에 다녀와서 뒷 마무리를 하지 못한 듯한 이 느낌은 내가 문학에 대해 아직 몰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찜짐한다.
201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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