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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도전!! 무말랭이 무침

by 즐거움이 힘 201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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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13.03.27 다음 블로그에 올린 글을 블로그를 이전하면서 재 포스팅한 것입니다


부인과 딸을 외국으로 보내고, 재수생 아들과 단둘이 살려니 참으로 사는 게 쉽지 않다. 다행히 그동안 이러저러한 음식을 해본 덕에 먹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역시 남자가 살림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회사 업무에, 집안일에, 아들 뒤치다꺼리에, 마지막으로 개인 취미(야구, 축구, 등산, 음주가무 등)생활까지 모두 하려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가끔 싱가포르에서 날라오는 업무(?)까지 더하면 정말로 힘이 든다. 하지만 어쩌랴, 현실은 현실이고, 굶지 말고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나에게 주어진 많은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재수를 하는 아들 뒤치다꺼리 하는 일과 두 사람이 먹고사는 일이다. 더우기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아들 도시락을 포함한 하루 세끼를 챙겨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고 큰일이다.

 

처음 며칠은 배워 두었던 계란말이, 감자볶음, 쏘세지 야채 볶음, 불고기 등으로 도시락 반찬을 싸줬지만, 언제까지 똑같은 반찬을 싸줄 수 없고, 나도 곧 질릴까 두렵기 시작했다. 나의 장기인 찌개류는 주 반찬이라기보다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관계로 항상 별도의 반찬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든다. 밑반찬이 많이 있다면 마음이 편할 텐데 밑반찬은 많이 만들어보지 않아 쉽지가 않다.

 

만들 수 없으면 사다가 먹자는 소신으로 대형마트에 가지만 무작정 사다가 먹기에는 음식의 안정성때문에 감히 사먹기가 두렵다.  그러던 중 집 근처에 한살림이 있어 그곳을 이용하기로 했다. 친환경 재료이고, 믿을 수 있는 곳이라 다소 비싸더라도 안심하고 사먹자는 마음으로 접근하니 마트보다는 훨씬 쉽게 손이 간다. 그러나 처음엔 이 정도야 하고 사 먹던 음식을 하루 이틀 사보니 비용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아들이 좋아하는 무말래 무침을 산 순간, 너무 비싸 뒤로 자빠질 지경이었다. 어렸을적 먹었던 무말랭이무침이 이렇게 비쌀 줄이야... 납작한 휴대용 쌈장 크기(약200g 정도)의 무말랭이 무침이 8천 원이 넘는다. 처음엔 그리 비싼 줄 몰랐으나 채 이틀을 먹지 못하는 거 보니 참으로 비싼 음식임이 틀림없다. 그렇게 무말랭이무침을 두 번째 사서 먹고 나니 드디어 직접 만들어 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무말랭이를 직접 말리지는 못해도 무말랭이를 말려 파는 것을 자주 보았었고, 다행히도 한살림에 무말랭이 말린 것을 팔고 있었다. 완성품의 3배 정도의 양이 4천 원 정도. 그러니 무려 6배 정도의 가격차이가 나는 것이다. 물론 양념값도 생각해야 하지만 일단 너무 큰 가격차이에 무조건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다.

 

어차피 무침 음식이라는 것이 비슷할 것이고, 인터넷에 요리법도 나와있으니...도전!!

 

 



<그릇 안쪽을 깨끗히 닦고 찍었으면 좋았을 걸, 버무린 그릇을 직접 촬영하니 조금 지저분. 집 식탁엔 세계지도와 국내 지도가 깔려 있음>

 

그럼 이제 무말랭이무침 나의 경험담 겸 요리법이다.

 

1. 무말린것 을 산다- 대부분의 마트에서 파는 것으로 알고 있ㄷ. 보통 대규모로 파는 무말랭이는 위생상태가 엉망이라 한다. 그래서 난 그래도 나름 믿을 수 있는 한살림에서 구매를 하기로 했다. 600g 정도의 양이 4천 원 정도이다. (한살림 기준) - 완성 후 보니 무척 많은 양이다.^^

 

2. 구입한 무말랭이를 물에 불린다.- 많은 인터넷 레시피에 보면 30분 정도 불릴 것과 간장을 약간 넣어 불리라고 하는데 본인도 그 방법을 따랐다. 이 때 너무 많이 불리면 무말랭이 단맛이 빠지고 쓴맛만 남는다고 하는데, 원래 무가 쓴 것도 있다.(본인의 경우)

 

3. 불린 무말랭이를 물기 없이 짠다.

 

4. 큰 그릇에 양념을 섞는다. 마늘 2큰술, 파 조금, 양파 1/2개 작게 다진 것, 고춧가루 4 큰술, 조청 4 큰술(올리고당 대신), 설탕 2 작은 술, 기름 약간, 매실청 약간, 국간장 2 큰술 을 붓고 잘 버무린다. - 이것이 본인 한 양념의 조합인데 나중에 보니 양념이 무말랭이 양보다 너무 작게 들어갔다. 특히 조청 또는 올리고당, 물엿 등과 고춧가루를 충분히 넣어야 빛깔도 예쁘고 단맛이 나는 것 같다.

 

5.볼에 무말랭이를 붓고 버무린다.

 

6. 끝!!

 

음식을 다하고 맛을 보니 맛은 있다. 그런데 앞에 언급한 대로 뒷말이 약간 쓰다. 무 자체의 맛이 쓴 건지, 아니면 불린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런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고추가루나 물엿등을 좀 더 넣었다면 보다 맛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래도 나름 성공이다. 양이 많은 관계로 일부는 이번주에 싱가포르에 있는 딸에게 가지고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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