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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라라 이야기]우리 개가 이상해요!!

by 즐거움이 힘 201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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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다시 데려온 개가 이상하다. 지난 이야기는 아랫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2014/10/25 - [일상다반사] - 이번엔 개 이야기 그리고...


개가 커감에 따라 이제 함부로 풀어 놓을 수 있는 처지가 되지 못한다. 가끔 안타까운 마음에 풀어 놓으면 앞집 마당에 잔뜩 볼일을 보고 오거나 그집 여주인의 소지품을 물고 온다. 때로는 그집 암컷 개와 허락없이 사랑을 하고 오는 경우도 있다. 혹시 개로 인하여 앞집과의 마찰을 일으킬 수 있을까 요즘은 개를 거의 풀어놓지 않는다. 대신에 가끔 줄을 메어 동네 운동을 시킨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누렁이(본명-라라)가 운동을 하러 가려하면 집 앞의 특정 구역을 지나가지 못한다. 아래 사진처럼 가려고 하면 뒷다리에 힘을 잔뜩주고, 마치 자신의 나쁜 운명을 예감하는 복날의 개 마냥 움직이질 않는다. 가끔 이로 인해 개 목줄이 벗겨져 뜻하지 않은 자유를 얻기까지 한다.




그런데 개의 이런 현상이 모든 곳에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리고 화를 내거나 짓거나 하지도 않고, 몸을 뒤로 빼며 그냥 깽깽거리기만 한다. 개가 절대로 가지 않으려고 하는 곳은 바로.


아래 사진에 나오는 배수로(일명 로깡?)이다. 충주 시골집 주위에는 아래 사진처럼 집터 둘레에 배수로가 설치되어 있다. 차가 들어오는 길 정면만 빼고, 삼면에 아래와 같은 수로가 설치되어 있다. 그동안 가끔 운동을 시킬 때는 삼면의 어떤 곳으로 가더라라도 즙겁게 자신이 앞장서서 아무런 문제 없이 넘어 다녔는데, 한 10일 전부터 이런 태도를 보인다.



처음에 문제가 발생했던 10일 전에는 건널 다리가 없어서 그런가 하고, 아래 사진에 나오는 리어카 지나가는 나무 다리로 가니 넘어 갔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리로 유도를 해도 넘어가기를 거부한다. 대체 누렁이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좀 더 큰 다리면 괜찮을까해서 트랙터가 다니는 다리로도 유인했지만 이 역시 거부를 한다.


집 주위 삼면에 모두 수로가 설치되어 있기때문에 이 수로를 넘지 않으면 항상 다니던 산쪽에 있는 산책 길을 다닐 수가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개집 주위에 수로로도 유도했지만 이쪽도 거부한다. 그리하여 결국 수로 건너편에 누렁이가 좋아하는 건빵을 놓고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건빵을 먹지 못한다. 먹고 싶은 마음인지 침만 흘릴뿐이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런가?해서 이번에 건빵을 더 가까이 놓아보았다. 하지만 역시 못 먹는다. 안 먹는게 아니라 못 먹는다. 애타는 마음으로 건빵만 쳐다 볼뿐.


혹시 사람이 있어서 그런가 해서 자리를 피해주고, 수 십분 기다려 보았으나 마찬가지. 결국 수로 앞에서 발만 구르고 땅만 파다가 먹는 것을 포기한다.



너 왜 그래? 라고 묻는 할아버지에게 뭐라고 말을 하는 건지. 저 표정을 읽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알 수가 없다. 진짜로 너 왜 그러니? 뭔일 있었니?


할아버지가 오른손 그러면 오른 앞발을 주고, 왼손 그러면 그래도 오른 앞발을 또 주고, 할아버지가 다른 손 그러면 귀찮다는듯 다른발을 내미는 말 잘 듣는 듯한(?) 누렁인데 뭔가 이상하다. 



이제 마지막으로 건빵을 손으로 주기로 해보았다. 집 앞에서는 잘 받아 먹는다. 그런데 건방을 수로 건너편으로 가져가면 뒷다리에 힘을 잔뜩주고, 앞으로 나가지를 못한다. 마치 한발자욱만 더 가면 천길 낭떠러지가 있는 듯한 모습이다.



좋아하는 건빵을 먹어야겠고, 가기는 겁나고,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물에 한 번 빠지면 얕은 물에도 겁을 먹듯이 수로에 빠져서 고생을 했던건가? 아니면 수로에 개가 싫어하는 어떤 냄새가 나거나? 아니면 어떤 동물이 사는걸까? 대체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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