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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남쪽으로 튀어(은행나무)-오쿠다 히데오

by 즐거움이 힘 2015.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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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09.08.20 다른 블로그에 썼던 것을 옮겨온 것입니다.





제목도 참 촌스럽고, 표지그림은 왜 이모양이냐?이 책을 본 나의 첫 느낌이다. 중학생인 아들놈이 판타지소설을 너무 읽어서 마누라가 아들에게 골라준 책이란다.

한동안 바뻐 책을 전혀 못 봤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말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쿠다히데오 라는 작가를 잘 알지 못하고 얼마 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난해한 책에 진저리를 느낀 경험이 있어서 일본 작가라는 말에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청소년 성장소설쯤으로 여기며 읽기 시작했는데, 가벼운 문체가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했고,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눈에 들어오면서 이 책에 푹  빠져 들고 말았다. 아마도  이책에  이렇게 쉽게 빠져든 것은 주인공 지로보다는 지로 아빠에서 투영된  나의 모습 때문인 것 같았다.  이 책 이후 나는 오쿠다 히데오의 팬이 되었다

 

80년대를 살아온 386들에게 우리의 자식들은 아빠와 엄마를 어떻게 볼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세상 살이를 시시콜콜 쉽게 넘어가지 않는 아빠 모습을 우리의 아들, 딸은 어떻게 생각할지...

혹시 내가 우리의 자식들에게 나의 가치관을 주입할려고 하는건 아니었는지......

내가 꿈꾸는 생활을 지로의 아빠도 하고 있으니 나도 지로의 아빠처럼 되는것인지.......

 

항상 고민하던 나의 문제가 이 책에 다 있었다. 아마도 이 책에 나오는 지로의 아빠는 386세대 우리들의 자화상인듯 하다. 비록 일본만큼은 과격하거나 급진적인  학생운동을 겪은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그들의 사고와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닮아 깜작 놀라게 한다. 남북이 분단된 현실이 아니라면 이책에 묘사된 일본과 같은 우리의 모습은 같은 모습이 되었으리라 축측해 본다.

 

이 책은 80년대를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주는 책은 아닌듯 하다. 오히려 극히 적은 사람들만이 내용에 공감하고,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인듯 싶다.

 

하여튼 책의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 그 순간이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아마도 내가 앞으로  많은 책을 읽더라도 가장 아끼는 책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기억에 남는 구절

"인간이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건 자신이 안전할 때 뿐이다." 


2015.12.07

다시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나에겐 가장 중요한 책 중의 하나이다. 몇 년 전 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보긴했는데, 많이 실망스러웠다. 일본의 모습을 한국의 현실에 그대로 쾌 맞추다 보니 그러한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어찌되었건 이 책은 나에게 9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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