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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출장과 여행 사이(베니키아 월미도 더블리스 호텔 투숙기)

by 즐거움이 힘 2017.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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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니 이러 저러한 모임이 많다. 하지만 시간적인 문제와 술을 먹어야 하는 모임의 특성상 지방에 사는 나로서는 외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주 참석하지 못한다. 강원도로 이사한 후 여러 가지 핑계로 참석을 하지 않다가 올해는 서울 출장과 날짜가 겹쳐 겸사겸사 인천 친구들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어차피 1박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먼저 숙박 시설을 알아봤다. 사실 언젠가부터 베니키아 호텔 체인을 이용하는지라 이번에도 베니키아를 이용했다. 모임 장소가 동인천이라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월미도에 위치한 베니키아 월미도 더블리스 호텔을 예약했다. 평일이라 가격도 저렴했고, 그동안 쌓아놓은 마일리지가 있어 30%로 할인된 35,000원의 가격으로 예약을 했다.




서울에서 일을 마친 후 오후 늦게 내려간 월미도는 찬바람이 부는 초겨울 날씨라서 그런지 거리가 썰렁했다. 월미도를 한 바퀴 돈 후 호텔 주차장에 들어서니 널찍한 주차장이 나를 맞아주었다. 가끔 이용하는 도심의 모텔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었다.


건물 사진을 찍지 못해서 건물 사진은 베니키아 홈페이지에 있는 해당 호텔 사진을 첨부했다.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예약 번호를 알려주니 작은 가죽 지갑에 담긴 방 키를 건네 주었다. 마련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배정받은 7층의 방으로 들어가니 3명이 잘 수 있는 큰 방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에 서울 베니키아 호텔에서 잘 때도 이렇게 큰 방을 배정받았었는데, 베니키아를 이용할 때 마다 더블 침대와 싱글 침대가 같이 있는 3인용 방을 배정받는다. 이게 행운이진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분은 좋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이 넓은 방에 혼자 잤다.




욕실도 쾌 큼지막하고, 욕조도 커다란 것이 있어 약속 시간이 임박했음에도 목욕을 좋아하는 나는 목욕을 하고픈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약속이 시간이 늦을까 목욕을 하지 못하고 다음 날 아침 여유롭게 목욕을 즐겼다.



냉장고에는 생수 3병이 있었고, 탁자 위에는 간단한 차와 일회용 용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리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핸드폰 충전기가 붙박이로 설치되어 있었다. 아이폰만을 쓰는 나로서는 가끔 충전기를 챙겨오지 못해 충전 때문에 곤욕을 겪고는 했었는데, 이번에는 챙겨오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그런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


탁자 한쪽에는 수건과 옷솔 그리고 구둣주걱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를 진정 놀라게 한 것은 그다음이었다.


방의 이곳저곳을 둘러 보는 동안 해는 조금씩 기울러 내가 묵고 있는 방으로 늦은 햇살이 들어오면서 아름다운 석양을 전해주고 있었다. 이 광경은 마치 내가 출장이 아니라 휴가를 맞아 어느 외국 여행지에 여행 온 느낌을 들게 만들었다.


바다 위로 떨어지는 12월의 태양과 서해 바다 저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인천 대교, 그리고 그 위를 유심히 지나가는 한 척의 배. 이 광경을 보고 있자니 장시간 운전에 피로함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창가에 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출장이 여행이 될 수 있구나 생각도 하게 되었다. 


한가지 흠이라면 창문 왼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신축 건물 공사장이 옥에 티가 되고 말았다.


한참 동안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다 약속 시간이 임박해 호텔을 나왔다. 술을 먹어야 하는 자리라 차를 가지고 가지 않으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핸드폰 어플로 노선을 검색해보니 약속 장소가 있는 동인천까지 다니는 버스가 수시로 있었다. 호텔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니 이곳이 종점이라 버스는 승객이 하나도 없었고, 동인천까지 20여 분이 채 안 걸렸다. 모임을 끝내고 돌아 올 때도 마찬가지로 버스를 타고 들어왔다. 버스가 11시 넘어서까지 있어서 택시를 탈까 고민을 하다가 버스를 타고 들어왔다. 들어 오는 버스도 승객이 적어 마치 택시를 타고 들어 오는 것 같았다.


거나하게 술을 거친 후 호텔 방에 들어와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 넓은 욕조에 뜨거운 물을 담아 어제 못한 목욕을 하니 묵은 숙취를 날아가 버렸다. 호텔 체크 아웃을 한 후 차로 호텔를 나서면서 잠자리만은 골라서 자라는 옛 어른들의 말이 어떤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 베니키아에서 하룻밤이었다.



 PS


호텔에서 나온 나는 집에서 쓸 전기 재료를 사기 위해 전기 재료 가게에 둘러 필요했던 재로를 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근처에 있는 인천의 명물 이화 찹쌀 순대에 들러 순대국으로 해장을 하고 강원도로 내려갔다. 한동안 문을 닫아서 폐업의 소문이 났던 이화 순대는 다시 문을 열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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