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0.11 월 다음 블로그에 올린 글을 블로그를 이전하면서 재 포스팅한 것입니다.
일을 끝내고, 일찍 집에 와 티브를 보고 있는데 학원을 다녀오는 딸이 우편물 뭉치를 내민다. 언제나 그렇듯이 각종 요금명세서와 안내서들이다. 헌데 그 중 하나 아들 학교에서 온 우편물이 나온다. 순간 성적표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중간고사를 본지는 쾌 되었던거 같고, 웬 성적표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1때는 쾌 잘했던 성적이 고2에 올라와서 자꾸 떨어져 속이 상해 가끔 아들 넘에게 화를 내곤 했다. 하지만 어느 날 부터 내가 화를 낸다고 해결 될 일도 아니고, 본인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하는 생각에 가능하면 성적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그러나 그게 쉽게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또 몇 번 야단도 치고, 얘기도 했지만 그것이 해결책이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집사람도 나와 같이 생각하는 것이기에 가능하면 아들에게 성적문제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로 했다. 그냥 잘 자라주기 만을 기다리면서.
그런데 오늘 문득 성적표가 우편으로 날아온 것이다. 마치 나를 시험에 들게 하듯이......
떨리는 마음에 봉투를 뜯고 성적표를 꺼내는 순간 성적표를 감싼 메모가 하나 보였다. 글씨를 엄청 못쓰는거 보니 우리 아들 글씨체다. 이게 뭐지 하는 마음에 읽어 보니 "이번 모의고사는 대충 본거니 신경쓰지 말아달라, 다음에 내 진가를 보여주겠다."라는 얘기다.
그 편지를 보는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주나 보다라는 생각 등등. 그리고 갑자기 아들넘이 불쌍해 보였다.
내가 학교 다녔던 시절엔 성적이 좋지 않으면 집앞에서 우체부를 기다린적도 있었고, 부모님 도장 찍어 오라며 손에 들려준 성적표에 몰래 도장을 찍어서 간 적도 있었다. 그보다 근본적으로 나의 어머니만 해도 자식들이 언제 시험보는지 성적이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셨던거 같다. 그냥 문제 일으키지 않으면, 학교에서 공부 잘하나 보다 생각할 뿐.
하지만 지금 시대는 어디 그런가? 학생만 학교 다니는게 아니라 부모가 함께 학교를 다니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학교에서 엄마 아빠가 성적표를 보면 뭐라고 할까, 맘 조이며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고 있을, 그리고 오늘도 12시가 넘어야 집에 올 아들 생각이 나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ㅋㅋ 성적표 왔는데 안보기로 했음. 아들 편지가 너무 귀여워 ㅋㅋ"
그러나 아직도 내 맘속엔 두개의 맘이 있었다.
"왜 이렇게 공부를 안하지.....나중에 커서 뭐가 될려고......대학은 제대로 갈려나..신경질 나......"
그리고 또하나
"사랑하는 주형아 그냥 건강하고, 열심히만 살아다오. 공부는 좀 못하면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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