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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

[원주]치악산 4 (관음사->곧은재->향로봉->보문사->국향사)

by 즐거움이 힘 2014.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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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마지막 날 고1 딸 아이가 산에 가자고 한다. 자기가 점점 살이 쪄서 살을 빼야 한단다. 특별한 계획도 없고 해서 집사람, 딸과 함께 산에 가기로 했다. 어차피 두 사람은 산을 자주 못 가기에 치악산에서 짧고 쉬운 코스를 선택했다. 여러 가지 정보를 요약해보니 길카페가 있는 곧은재 코스가 가장 쉬운 코스로 알려졌다. 왕복 등반 시간은 3시간이고, 치악산 길카페로 유명한 지역이기에 산책 겸 다녀올 수가 있을 듯했다. 


 본 글은 2011.11.09 다음 블로그에 올린 글을 블로그를 이전하면서 재 포스팅한 것입니다.


 

 11시경 치악산 길카페 포장된 도로 맨 위쪽에 주차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휴일이라 사람들이 쾌 있다. 산을 오르는 사람보다는 근처 계곡과 식당 등에 온 사람들이 더 많은 듯하다.


곧은재 탐방지원센터와 관음사 갈림길에서 관음사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이용했다. 10분 정도 올라가니 관음사가 나온다. 자세히 보니 일전에 집사람과 함께 왔던 곳이다. 이곳까지 차량이동이 가능하다. 올라가는 포장도로 주위에 많은 차가 구석구석 주차되어 있다. 하루에 2천 원씩 하는 주차장도 있다. 포장길 등반을 싫어하는 사람은 이곳까지 차량을 가지고 와도 큰 무리는 없을 듯 하지만 휴일에는 주차하기가 쉽지는 않을 듯하다.





차를 주차한 곳부터 한 시간, 관음사에서 출발한 시간부터 30-40분을 지나니 집사람은 벌써 힘들어한다. 딸 아이는 첫 등산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팔팔하다. 등산길은 일반적인 등산길이다. 그러나 폭이 상당히 좁다. 치악산 등산로 난이도 A, B, C급 중 가장 쉬운 C급으로 분류되는 등산로이다.

 



등산 중간지점 정도에 등산안내지도가 나온다. 오늘 올라갈 곳은 곧은재를 거쳐서 향로봉을 등반한 후 다시 이곳으로 내려오거나 보문사로 내려가기로 했다. 최종 결정은 향로봉에서 하기로 했다. 



 10여 분 휴식 후 다시 출발. 또다시 30분을 올라가니 이제 고개 정상이 나온다. 올라가다 보니 6살짜리 어린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열심히 올라가고 있다. 우리 집사람보다 훨씬 잘 올라간다. 곧은치로 불리는 곧은재 등산로의 정상이다. 


상원사 방향으로 가면 향로봉이 나오고, 비로봉은 치악산의 정상이다. 이곳 곧은치는 치악산 종주코스의 가운데가 되는 곳이다.

 


나와 딸아이는 비교적 빨리 올라왔지만, 집사람은  못 올라 오고 있다. 올라오는 모습은 마치 지리산이라도 올라오는 자세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가져온 음식들을 먹는다. 올라오기 전 김밥을 사서 오자는 나의 주장을 무시했던 집사람과 딸이 후회한다. 가져온 쵸코릿과 쵸코바 그리고 물로 달래고 만다.


휴식 후 30여 분 상원사 쪽 능선을 따라가자 향로봉이 나온다.



1,043M 상당히 높은 봉우리다. 원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러나 역시 오늘도 날씨가 좋지 않아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저 멀리 대충 우리 집이 보이는 듯하다.




이제 하산이다. 등반로로 다시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로 갈 것인가? 등반로로 가자니 괜히 아쉽고, 다른 길로 가자니 주차해 놓은 차까지 어떻게 가야 할 지가 걱정된다. 대충 내려가면 방법이 있겠지 하는 맘으로 하산길을 보문사 쪽으로 정했다. 보문사 방향은 향로봉에서 비로봉 쪽 즉, 올라온 길로 되돌아가면 나무계단으로 된 등반로가 나온다. 그 길을 이용하면 된다.


보문사 갈림길에서 계단을 이용해 내려가다 보니 계단이 굉장히 가파르다. 괜스레 걱정된다. 그런데 항상 걱정은 현실이 된다. 내려가는 내내 가파른 돌길이다. 비로봉에서 구룡사로 내려가던 그 길과 비슷하다. 나무 계단은 많지 않지만 그 후로는 계속 계곡 돌길이다. 하산길은 C급이 아니라 A급이다.

딸 아이는 사진을 찍자 자세까지 취하며 내려오지만, 집사람은 힘들어 죽겠단다. 그래도 뭐 어찌할 건가? 열심히 내려가는 길뿐이 없다.




 쉬엄쉬엄 1시간 정도 내려가니 보문사가 나온다. 길이 정비가 되지 않아 구룡사계곡보다 더 위헝하다는 생각이 든다. 초보자들은 이쪽 하산길은 이용하지 않은 것이 좋은 듯하다. 경치가 좋은 것도 아니라 별로 추천하고 싶은 등산로가 아니다.



어려운 돌길을 내려오니 어렴풋이 사찰이 보이고, 철다리가 나온다. 저기 보이는 곳이 보문사다. 이제 다 왔다는 생각에 다리 밑에 앉아 물에 발을 담가 본다. 역시 차다. 이제부터가 걱정이다. 차를 주차해 놓은 곳까지 가야 하는 데 방법이 없다. 더 내려가면 국향사가 나오니 일단 그곳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 이곳 보문사는 조용하다. 사람도 별로 없다. 괜스레 또 걱정된다. 




휴식을 취하고 국향사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보문사 입구부터 아스팔트 길이 이어진다. 아스팔트를 깐 지가 얼마 되지 않았나 보다 더운 날씨에 아스팔트 냄새가 코로 올라온다. 급경사 아스팔트가 끝없이 이어진다. 집사람은 드디어 무릎 통증을 호소한다. 내려가는 길 중간마다 공사현장이 보인다. 아마도 국향사에서 보문사까지 도로 개설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드디어 국향사가 나왔다. 그리 큰 사찰은 아닌 듯하다. 대웅전이 작은 사찰이다. 대웅전 뒤편의 소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전체 등반로 중 보문사에서 국향사 오는 길이 가장 힘들고 재미없는 코스인 것 같다.


지친 몸으로 물 한잔 먹고, 쉬고 있자니 관리인이 수박을 먹으라 내민다. 보통 누군가의 호의를 편의 못 받아들이는 성격이라 주저 주저하고 있는데, 집사람이 먹고 싶었던지 고맙다며 덥석 받는다. 덩달아 나도 한 조각 집어 먹는다. 매우 맛있다. 우리가 매우 맛있게 먹었는지 접시째 내민다. 다 먹으란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하지만 체면 불고하고 맛있게 먹었다.



집사람은 도저히 못 가겠다며 나한테 차를 가져오란다. 그런데 차에까지 갈 방법이 없다. 차를 세운 곳은 바로 옆 계곡이다. 직선거리로는 약 500M 정도. 하지만 등산로로는 약 1시간 정도를 돌아서 가야 한다. 관리인에게 받은 콜택시 명함 전화에(딸 손에 들린) 전화하니 1만 원 이상을 줘야 한단다.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버스를 알아보니 버스가 1시간 30분마다 있단다. 그런데 절까지는 잘 안 들어온단다.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국향사 밑에 가니 큰 카페가 있다. 커피도 팔고, 음료도 팔고 여러 가지를 판매하는 길카페 같은 곳이다. 많은 사람이 산책삼아 오는 곳인가 보다. 딸과 함께 7천 원짜리 과일 빙수 하나와 계란 6개를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웠다. 이제 좀 살 것 같다.


 

이제 차 있는 곳까지 가는 게 문제다. 차 있는 곳까지 걸어갈 생각으로 주차장 쪽으로 서서히 발을 옮긴다.

그런데 저 앞에 버스가 보인다. 자! 뛰자!! 오늘도 차에 무사히 탔다.

 

마이코치에 나타난 오늘의 운동량과 거리이다. 고도는 맞는 것 같은데, GPS 내용을 보니 조금 이상하다. 마이코치가 데이터가 여러 가지로 정상적이지는 않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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