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여행

묻지마 여행 시작 그리고 정선

by 즐거움이 힘 2014. 10. 2.
반응형

 한국에 들어와서 해야 하나는 여행이었다. 뜻하지 않게 외국 여행을 많이 하게 되면서 한국 구석 구석도 다녀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래서 무작정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지인들이 있는 도시를 거점으로 여행을 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도 만나고, 내가 미처 가보지 못했던 곳들도 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자가용이 아닌 대중 교통으로만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시내 버스로만 여행을 하려고 했었지만 시간이 만만치 않을 듯싶었다. 그래서 기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한 여행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 (목적지는)묻지마 여행이다.



여행지는 정선이다. 1 정선으로 내려와 장뇌삼 재배를 하고 있는 선배와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후배들을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대중 교통으로만 여행하려던 계획이 처음부터 문제가 생겼다.  목적지까지 대중 교통이 없었다. 결국 정선은 자가용으로 이동을 했다. 목적지는 어디가 될지 계속 자가용을 가져가야할 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정선으로 ~~~


차에 올라 무심코 스마트폰의 네비게이션을 켰더니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영월 방향으로 길을 안내한다. 동안 다녔던 길은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평창 진부를 거쳐 정선읍으로 다녔었다. 갑자기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마도 제천->영월->평창(미탄) 거쳐 정선으로 가는 듯싶다. 어쨌든 오랜만에 가는 길이라 네비게이션을 믿기로 했다


자가용을 타고 달리는 중앙고속도로는 한가하다. 그리고 곧이어 태백까지 이어지는 38국도를 탔다. 도로 역시 한가하다. OECD 국가 국토의 도로 비중이 가장 많다라는 것이 맞 말인 싶었다. 주말에는 너무나 막히는 길들이 평일에는 많은 돈을 들여 도로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38 국도를 나와 정선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도로 공사 하는 곳이 많이 보인다


국토의 도로 비중이 많다고 했는데, 공사를 한다. 도로들은 평창 동계 올림픽을 위한 기반 시설인 보였다. 이런 도로가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많이 편리해지겠지만 산은 허리가 짤리고, 계곡 중간에는 다리가 놓이게 된다. 그리고 당장은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미래에도 필요한 시설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선에 도착하니오랜만에 한국에 왔다가 정선 토박이인 후배들이 고기를 사준단다. 정선에서는 쾌 유명하고 오래 된 고기집이라고 한다. 오랜만에 좋은 사람들과 맛있게 배 부리게 가벼운 마음으로 먹었다. 역시 한우가 최고다.



고기집앞에 있는 큰 이정표가 내가 지금 한국 정선에 있음을 알려준다. 맛있게 고기를 먹고, 반주로 술을 한 잔 한 후 선배가 머물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오래된 농가 주택이다. 한 달에 15만원 짜리 집이라고 한다. 밖에서 보기에는 그래도 안에는 나름 리모델링을 해서 지낼만했다.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보일러를 켜고 잠을 자야만 했다. 하지만 나는 오랜만에 따듯한 온돌에 개운한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주위를 돌아보니 집 앞 도로에는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다. 정선은 우리나라에서 오지에 속한다. 더욱이 지금 집이 있는 곳은 정선읍에서도 많이 떨어져 있는 곳이다. 그러니 차가 거의 없는 것도 당연할지 모른다. 오히려 현지인이 아닌 이상 이곳을 다니는 차들이 더 이상할지도 모른다. 



선배가 차려 준 아침 식사를 하고, 산나물과 장뇌삼을 재배하기 위에 이곳에 온 선배를 따라 산나물을 재배하는 산으로 향했다.


산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니 소나무가 잔뜩 있는 숲이 나온다. 이곳이 선배가 키우는 나물들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냥 숲이었다. 선배가 이것 저것 설명을 하고, 나도 이것 저것을 물어보았다. 내 눈에 들어 오는 것은 여기 저기 떨어져 있는 밤이었다.



큰 나무밑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작은 나무들이 있었다. 엄나무라고 불리는 나무이고, 개두릎을 채취하여 먹을 수 있는 나무라고 한다. 나무 줄기에 온통 가시가 돋아 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온통 엄나무다. 삼계탕에도 엄나무 가지를 넣기도 한단다. 나도 엄나무 삼계탕 집을 본 듯하다. 





나에겐 엄나무보다는 쭉 뻗은 소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이 곳엔 많은 현지인들이 산나무를 재배한다. 그런데 일부 외지인들이 장난삼아, 취미삼아 산나물을 채취해간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아래와 같은 푯말을 붙이기도 하지만 쇠 귀에 경 읽기라고 한다. 그래서 많은 농민들이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내 것이 소중한만큼 남의 것도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함부러 채취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 구경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떠나기 위해 읍내로 나갔다가 시간이 남아 정선의 새로운 명물 짚와이어와 스카이 워크를 보러 갔다. 싱가포르로 떠나기 전 업무 차 왔다가 온 적이 있었는데, 이젠 기본 시설은 완성이 되어 서비스 되고 있었다. 올라가 보니 재일 먼저 롯데리아가 눈에 띠었다. 약간 의외다. 더불어 싱가포르 곳곳에 있는 맥도널드가 생각났다.



저 멀리 짚와이어 승강장이 보였다. 이른 아침이고, 바람이 불어 아직은 타는 사람이 없고, 관리자들이 장비를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만이 보였다.




짚와이어 승강장 옆에 전망대가 있었다. 그곳에 올라서니 동강 어라연이 한 눈에 들어왔다. 아이폰 파노라마 기능 덕분에 한 장의 사진에 어라연을 넣을 수 있었다.



어라연을 구경하고, 후배들과 차를 한 잔하고 떠나려 하니  아직 점심 때는 아니지만 정선에 왔으니 곤드네나물밥을 먹고 가라고한다. 못 이기는 척 후배들의 손에 이끌려 가장 오랜 된 집이라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여기 저기 연예인이 사진들이 잔뜩 붙어 있었다. 예전에도 많이 먹어 본 곤드레밥이었는데, 쌀쌀한 날씨에 김이 모락 모락나는 곤드레밥이 더욱 맛있었다. 서비스로 한 대접 더 준 밥을 게눈 감추 듯 먹어 치웠다. 



후배들과 선배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정선을 떠났다. 그리고  원주에 차를 놓고, 이제부터 꼭 대중 교통만으로 움직이겠다는 마음으로 원주로 향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