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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

가리왕산 등산

by 즐거움이 힘 2019.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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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나고, 해는 안 나는 날, 이런저런 생각도 할 겸 벼루고 벼르던 가리왕산 등산을 했습니다.

가끔 운동 삼아 휴양관까지는 다녀오지만 정상까지는 아직 한 번도 올라간 적이 없어서 마음 먹은 김에 다녀 오기로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가리왕산 휴양림 입구의 나의 집에서  아침 9시반에 출발에서 정상까지 다녀오니 4시였습니다. 나름 빠른 걸음으로 다녀왔는데 6시간 반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거리는 약 12KM였습니다. 

 

등산 코스는 매표소를 출발해서 배나무쉼터 -> 어은골 임도 교체점->마항치삼거리->정상 으로 올라갔으며 하산은 역순으로 했습니다. 처음 계획은 중봉을 거쳐 내려오려고 했는데 시간이 빠듯하고 오랜만의 등산이라 다리가 아파 시간이 짧게 걸리는 코스로 내려왔습니다.

 

배나무 쉼터

배나무 쉼터입니다. 정상까지 갈 계획이 아니라 산책 겸 올라갔다가 중간에 내려오려면 이곳까지만 올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캠핑장이나 매표소 입구에서 약 1시간 정도 걸리니까 내려오는 시간까지 하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계곡물이 옆에 있어서 쉬엄쉬엄 다니기 좋습니다. 오는 길도 무조건 오르막이 아니라 오르락내리락 길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산책겸 올라가다가 이곳까지 가려고 했었던적이 있는데 이정표가 없어서 결국 이곳을 찾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갔었던 적이 있습니다.

 

배나무 쉼터의 이끼 바위

이곳은 매표소에서 약 1시간 정도 거리이며, 계곡 두 곳이 만나는 곳이고, 큰 배나무와 돌 들이 쉴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마 도착해서 보면 이래서 배나무 쉼터라고 하나보다 할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임도 만나는 지점까지는 그래도 괜찮지만 임도부터 정상까지는 가파른 길이 계속됨으로 등산을 계획하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나를 깜짝 놀라게 한 푯말

배나무 쉼터에서 잠시 쉰 후 죽을 둥 살 둥 오르막을 한참 올라가는데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숨이 턱까지 찬 상태라 핑겟거리 삼아 쉬면서 읽어보았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는 자연보호 안내문이겠거니 했는데 내용을 보니 끔찍한 안내문이었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지금도 아래에 자동차가 있어서 등산객들이 가끔 신고를 하나 봅니다. 자동차가 이곳에 떨어져 있다는 것은 비행기에서 떨어지지 않는 한 바로 위쪽에 길이 있다는 것입니다. 올라가 보니 불과 몇 미터 위에 임도가 있었습니다.

 

배를 드러내 보이고 있는 자동차

안내문에는 추후에 견인을 한다고 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견인을 할지, 언제 처리를 할지 걱정이 되는 모습입니다. 분명 사고 때 사람이 타고 있었을 것 같은데 운전자는 어떻게 되었나 궁금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별일 없었기를 기원해 봅니다.

 

 

자동차 추락 사고 안내문 위에 있는 임도입니다. 아마도 이쯤에서 작업을 하다가 자동차는 사고가 난 것 같습니다. 임도를 통해서도 등산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 임도를 이용하면 몇 배를 넘게 길을 돌아야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등산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정상까지 약 2.4KM 남은 위치입니다. 그런데 이 지점부터 정말 힘든 코스입니다. 아주 가파른 오르막길입니다. 다행히 어제 등산한 날은 해가 나지 않았습니다만 해가 나는 날이면 중간에 포기할 마음이 들 만큼 힘든 코스입니다. 

 

죽기 살기로 올라오니 마항치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솔직히 몇 번 그냥 내려갈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이곳부터는 경사가 심하지 않은 오르막 능선길입니다. 능선길이라서 좌우에 사람 키 정도 되는 작은 나무들이 많습니다. 짧은 소매의 옷을 입으면 나뭇가지에 상처가 많이 날 수 있으니 꼭 긴 소매 옷과 모자를 쓰고 갈 것을 권합니다.

 

 

능선 길의 작은 잡목 숲을 헤치고 올라오니 어느덧 정상입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안개비가 슬쩍슬쩍 내릴 뿐입니다.  등반 하는 동안 사람을 전혀 만나지 못했었는데, 이곳에 오니 2명씩 3팀이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 저도 준비한 점심을 먹었습니다. 땀은 식고, 해는  뜨지 않고 바람도 부니 매우 추웠습니다. 다행히 등산용 점퍼를 가지고 와서 추위에 떨지 않았습니다. 등산을 자주 하시는 분들은 미리 준비해서 가니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꼭 비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옷을 준비해 가기를 권합니다. 정상에 계신 다른 분을 보니 티셔츠를 갈아입고 가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땀에 젖어 갈아입으시는 것 같은데 이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았습니다.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 하나 찍고 이제 하산을 준비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내려갈지 잠깐 서성이며 고민했습니다.  계획은 장구목이입구 방향으로 내려가서 중봉을 거쳐 매표소 입구로 내려가는데 그 길은 시간이 약 2시간 정도 더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오랜만의 등산이라 다리도 아프고, 날씨도 좋지 않아 비가 올지 몰라 그냥 올라 온 길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그 길은 휴양림 매표소 방향입니다. 

 

임도까지 내려오는 길이 매우 가팔라 힘들긴 했지만 시간을 넉넉히 가지고 하산을 하면 그리 힘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리왕산 입구의 정선 집에서 9시 30분경 출발해서 집에 도착하니 4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처음엔 2~3시 경이면 내려올 줄 알았는데 가리왕산도 그리 만만한 산은 아니었습니다. 각종 지도에 나타나는 등반 시간이 부풀어진 것이 아니라 거의 정확했습니다. 오히려 더 걸리는 곳도 있었습니다. 혹시 가리왕산을 등반하려 한다면 이점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입니다. 마지막으로 어은골임도에서 정상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르니 이점 생각하고 올라가시기 바랍니다. 등산 다녀온 다음 날 이 글을 쓰는데 아직도 몸이 뻐근합니다. 오늘은 몸 푸는 운동을 좀 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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