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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여행

[스리랑카 여행 8 - 5일 차]미리사(Mirissa) - 그리고 고래를 만나다

by 즐거움이 힘 2014.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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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식당 앞에 도착하니, 곧이어 툭툭 한 대가 와서 잠시만 기다리라 말을 하더니, 곧 다시 돌아왔다. 아침에 고래 투어를 떠나는 사람들을 데려다 주는 툭툭이었다. 돌아온 툭툭을 타고 5분 정도를 가니 작지만은 않은 항구가 우리 눈 앞에 나타났다.



툭툭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고래 투어를 가는 배가 정박해 있었고, 우리는 출항 신고서를 작성하고, 다른 관광객과 함께 배에 올라 2층에 자리를 잡았다.



 날씨도 좋아서 1층 선실보다는 2층이 나을 것 같아 2층에 자리를 잡았었다. 2층은 바다를 보거나 고래를 보기에 좋은 장소이다. 그러나 1층 보다는 흔들림이 커 멀미를 하는 사람은 1층이 좋다.



사람들이 모두 타니 구명 조끼를 지급해 주고, 배는 서서히 바다를 향해 출발했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 한 점, 그리고 고래를 본다는 사실에 우리는 설레였다.



항구를 떠나 넓은 바다를 향해 배가 가는 동안 물고기를 잡기 위해 떠나는 스리랑카 고유 형태의 배들도 우리 배 주위를 스쳐지나갔다. 저들은 오늘 얼마나 많은 고기를 잡아 돌아 올런지, 만선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나도 함께 기도했다.



그런데 배가 떠난 지 10여 분 정도 지났을 즈음 작은 배 한 척이 우리를 쏜살같이 쫓아 왔다. 이 배 또한 바다로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가보다 생각하는 사이 작은 보트는 우리 배 주위를 맴돌더니 우리 배에 접안을 했다. 대체 무슨 일인가 생각했었는데,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한 쌍의 중국 여행객이 배가 출발하자마자 멀미를 시작하여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다는 판단에 그들을 데려가기 위해 육지에서 소형 보트가 온 것이다. 어찌 보면 민폐였지만 서로의 안전을 위해 빠르게 판단하고 조치하는 선원들의 배려에 감사했다.



또 다시 배는 고래가 있는 바다를 향해 출발했고, 드디어 육지가 보이지 않는 큰 바다에 도착을 했다. 배에 탄 선원들은 각자 배의 앞, 뒤, 옆에 서서 고래의 행적을 찾는 듯했다. 덩달아 우리도 긴장 속에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지켜보며, 고래가 나타나기만 기다렸다. 선원들은 고래의 움직임을 포착한 듯 큰 소리로 배의 항로를 지시했고, 배는 그 길로 달렸다. 그리고 드디어 고래가 나타났다.


바로 배 옆으로 텔레비젼에서만 보던 거대한 물줄기를 뿜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그리고 곧 고래 검은 등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고래는 물을 뿜고, 등을 바다 수면위로 나타내고, 머리를 다시 물 속으로 집어 넣더니, 마지막에 꼬리를 수면과 하늘 사이에 내비치고 사라졌다.



그렇게 나는 생애 처음으로 고래를 보았다. 


그렇게 첫 번째 고래가 떠난 후 배는 계속해서 다른 고래들의 항로를 따라가며 움직였고, 우리는 고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래의 움직임 눈에 익자 바다 저 멀리 여기 저기에 고래의 물 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록 고래의 얼굴을 정면으로 볼 수 없었고, 고래가 돌고래처럼 점프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고래의 움직임을 본다는 것만으로 나는 흥분하기 충분했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 고래는 숨을 쉬면서 물을 뿜어져 나오는 것이고, 그때만 잠시 바다 표면위로 올라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한 마리의 고래를 오랫동안 관찰하는 것은 어렵다. 더구나 흔들리는 배 안에서 고래를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겨우 겨우 조금 멀리 있는 고래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었다.




1시간 정도 고래를 쫓아 다니며 본 후, 선장은 우리에게 행복하냐고 물었으며, 대부분 행복하다고 외치며 박수를 쳤다. 아마 투어의 끝을 알리는 선장의 인사말인듯 싶었다. 


그러나 일부 승객들은 약간의 실망을 하는 듯했다. 아마도 그들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고래가 점프를 하며 따라오고, 우리와 눈을 마주치기를 바랬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은 수족관이나 영화에서만 가능할 듯싶다. 어쨌든 우리는 성공스러운 고래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육지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 배의 2층에는 난간을 꼭 잡은 채로 여기저기 기진맥진해 앚아있는 여행객들을 볼 수 있었다. 모두들 3시간 여의 항해에 고통스러운 표정이었다. 아마도 일부는 오늘 고래를 못봐서, 내일 다시 무료로 구경 시켜준다고해도 오지 않을 듯한 모습이었다.



이윽고 배는 거친 파도를 해치고, 다시 육지로 무사히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본 항구는 마치 인천의 소래 포구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소래 포구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이국적이었다.


항구에는 수 많은 어선들이 밤새 고기잡이 마치고 돌아와 잡은 고기를 손질하거나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주로 방어류의 생선이 많이 볼 수 있었고, 마치 젖갈을 담그는 것처럼 커다란 통에 내장을 손질한 생선과 굵은 소금으로 염장하고 있었다. 



시장 구경, 항구 구경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본인인데, 이미 거의 대부분 철시하여 볼수 없어서, 다음 날 새벽에 오겠다 마음먹고 숙소로 발길을 몲겼다. 어제 어두워 찾지 못했던 숙소 가는 길을 어렵지 않게 찾아 숙소에 갈 수 있었고, 가는 길에 하수구에 웅크리고 있는 작은 바다 거북이 한 마리를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 거북이는 바다로 가는 길을 잃어 이곳을 어슬렁거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숙소로 가기 위해 지름길로 해변을 가로지르니 바다 거북 부화장이 보였다. 아마도 이쪽 해변에는 여러곳의  인공 부화장이 있는 듯했다. 수족관에는 많이 나이들어 보이는 큰 바다 거북이 있었고, 먹이는 주는 시간이 별도로 있다고 공지되어 있었다. 그 시간이 되면 많은 거북을 볼 수 있을 듯했지만 우리는 오후에 갈레(Galle) 여행을 하고 돌아오기로 했기때문에 갈길을 서둘렀다.




사족!

스리랑카 바다는 파도가 심하다. 그러기때문에 고래 투어 때 배의 흔드림도 심하고, 멀미도 심하다. 한국의 바다 낚시 배보다 심하다. 그러니 배 멀미가 심한 분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멀미에도 불구하고, 꼭 고래 투어를 하겠다는 사람은 멀미약을 준비하기 바라며, 그 전날 음주는 반드시 금하고, 잠은 충분히 자기 바란다. 아무리 멀미를 안하는 사람도 전날 음주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멀미를 한다. 

고래 투어 배에는 비닐 봉투가 준비되어 있고, 선원들이 멀미를 하는 경우 재빨리 처리를 해준다. 하지만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키는 것이니 이점 숙지하기 바란다. 고래 투어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된다. 선원들 얘기로는 언제든지 고래 투어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혹시 모르니 저 위의 연락처로 연락하여 가능한지 확인 후 여행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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