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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

[원주]치악산 한증원

by 즐거움이 힘 201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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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목욕과 찜질, 사우나 등을 무척 좋아한다. 건강상에 나타나는 모든 문제를 목욕과 찜질로 해결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전국 어디를 가도 꼭 찜질방이나 목욕탕을 들리게 된다. 3년 동안의 싱가포르 생활에서도 참기 힘들었던 것이 싱가폴과 동남아에는 이러한 목욕 문화가 없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지금 내가 사는 강원도 원주는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찜질방 사우나가 잘 되어 있다. 오늘 소개하는 치악산 한증원은 내가 가 본 찜질방 중에서 지친 몸을 쉬기에는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다.


위치는 원주 행구동 쪽 치악산 밑에 있다. 인터넷 지도와 네비게이션에서 검색하면 잘 나오니 가는 길과 위치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아래에 명함을 첨부한다.


5년 전쯤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의 소개로 이곳을 가보게 되었다. 사실 처음 이곳을 갔을 때는 사우나나 목욕탕, 찜질방이라는 표현에는 익숙하지만, 한증막이라 표현이 익숙하지 않아 조금 낯 설었을 뿐이다. 



몇 년 만에 왔더니 한증막 이용료가 올랐다. 찜질복 포함하여 1인당 1만원이다. 원주 시내 목욕탕의 목욕료가 7,000원이고, 찜질복 대여료가 2,000원이니 시내의 찜질방과의 가격 차이는 1,000원 정도 나는 편이다. 사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원주의 대체적인 찜질방 요금은 서울과 인천에 비해 비싼 편이다. 마치 담합한 것처럼 모두 똑같다. 



치악산 한증막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건물 앞 즉, 주차장에 있는 원두막과 바로 밑에 있는 계곡이다. 한증원 내부에 만들어진 시설이라 찜질복을 입고 언제든지 다닐 수 있다. 계속 옆으로는 벤치들도 만들어져 있다. 이곳에 땀을 흘린 후 누우면 세상 부러운 것이 없고, 마치 삼복더위에 지친 여름에 수박 한 조각을 옆에 끼고 원두막에 누워, 살랑살랑 부는 산들 바람을 온 몸으로 맞는 느낌과 다를 바 없다.



아직은 늦봄이고, 어제 비가 온 이유로 날씨가 조금은 쌀쌀했지만, 전통 흙가마에서 땀을 흘린 후 원두막에 누웠을 때 또 한번, 한국에 있어서 행복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주차장도 널찍하다. 교외에 있다 보니 승용차로 오는 손님이 대부분이고, 그러다 보니 주차도 넓게 만들어져 주차에 대해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이곳의 모든 건물은 황토로 지어져 있다고 한다. 이곳을 들어올 때 첫 느낌은 아주 잘 지어진 펜션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곳에는 숙박 시설은 없고, 하루 입장료를 내면, 다음날 12시까지 머무를 수는 있다. 그 시간을 넘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주차장 끝쪽으로는 멀리 치악산 능선이 보인다. 이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치악산의 정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저 능선을 따라 치악산을 종주하던 내 모습이 잠깐 스쳤다. 



이곳을 알리는 명함의 광고 문구에 나왔듯이 모든 건물은 황토로 지어진 것처럼 보인다. 2층은 가정집이라고 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찜질방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장미 울타리가 처져 있다. 아직은 장미가 피지 않았다.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고, 남녀 목욕탕에서 각각 찜질복으로 옷을 갈아입은 후 이제부터는 불가마 등 찜질방을 이용하면 된다. 몇 년 전에 왔을 때 전통 흙가마 안에 소나무 가지를 넣어두어 향긋한 솔향기를 맡으며 땀을 뺄 수 있었는데, 오늘은 솔잎은 볼 수 없었고, 불가마에서 열심히 구워지는 3판의 달걀을 볼 수 있었다.



본 한증원의 내부 구조는 다른 찜질방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식당도 있고, 마시지를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중간중간에 보면 남자 휴게실과 여자 휴게실이라는 푯말이 붙어진 작은 방들로 구분되어 있으며 땀을 뺀 후 지친 몸을 뉘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이 한증막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는 어린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가끔 감기, 몸살이라도 걸려서 몸을 쉬고자 시내 찜질방에 가게 되면 떠들고 뛰어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쉴 수 없는 적이 많았는데, 이곳은 그러한 경우가 거의 없다. 내가 주말에 온 적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실내에도 여러 가지의 공간이 있으며 널찍한 공간에서 모든 사람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방처럼 꾸며진 공간들이 많아서 같이 온 일행들이 함께 있을 수 있어서 편하다.


이곳에서 땀을 뺄 수 있는 곳은 전통 불가마와 아래 사진에 나온 천연옥 사우나이다. 이곳은 돌을 이용한 찜질을 할 수도 있고, 바로 옆에는 돌이 아닌 온돌이 깔려 있어 몸을 바닥에 지질 수 있다. 마치 한겨울에 시골집 아랫목에 누워있는 느낌이 들게 하는 곳이다.



다른 찜질방처럼 TV를 보거나 그냥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입구 쪽에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하지만  찜질방이 있는 곳과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어서 안쪽에서 휴식을 취하면 이곳의 소음이 잘 들리지 않는다.


끝으로 본 한증원의 단점이라면 시내에서 좀 멀고, 목욕탕의 규모가 조금 작다는 것, 그리고 수건이 일 인당 2장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수건을 마음껏 사용하던 버릇이 있던 남탕 이용자들은 조금 불편하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지친 몸을 녹이면서 쉬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유행을 넘어 이제 식상하기까지 한 휠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미안하지만 그래도 휠링을 위한 최적의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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