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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감옥으로부터 사색(햇빛출판사)-신영복

by 즐거움이 힘 2019.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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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부끄러웠다. 이 부끄러움은 신영복 선생의 삶에 비해 평안한 삶을 사는 나의 삶이 부끄러웠던 것이 아니다. 시쳇말로 귀에 못 박히도록 들었던 이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된 것이 부끄러웠다. 해방 이후 무척이나 많았던 어느 사상범  장기수의 감옥 생활 편지글이겠거니 생각했던 나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어디에서 어떻게 언제 이 책을 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여느날과 다름없이 어느 헌책방에서 색이 누렇다 못해 오래된 노란색 장판 색이 되어 버린 이 책이 꽂혀 있는 것을 보고 그래도 책장에 이 책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아 샀던 기억이다. 그런데 그날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또 분명한 것은 근래에 산 것은 아니였다. 적어도 몇 달은 족히 지나갔을 것이다. 

어느날 "슬기로운 감옥생활"이라는 드라마를 본 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아마 이 책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보았다면 덜 부끄러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신영복 선생이 아직 생존해계신다면 그래도 조금 덜 부끄러웠을 것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반성했다. 이 역시도 신영복 선생의 삶에 미안해서가 아니라 신영복 선생의 글에 미안했다. 글 하나하나 문장 한 줄이 이처럼 문학적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여태까지 내가 읽은 어떤 책보다 그 어느 작가의 소설 속의 문장보다 신용복 선생의 글과 문장은 아름다웠고 글의 내용은 책에 붙여진 포스트잇 숫자만큼 나의 폐부를 찔렀다. 선생님의 글은 그의 붓글씨를 닮았다. 아니 그의 붓글씨는 그의 글을 닮았고, 그의 삶을 닮은 것이 맞을 것 같다. 책에 재미를 붙여 손이 잡히는대로 읽었던 기간동안 한번도 이 책을 읽을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는 사실도 이제는 세상에 없는 선생님에게 한없이 죄송했다. 이 책은 신영복 선생님의 글 솜씨만큼 삶의 태도를 잡아줄 수 있는 많은 글이 있다. 이책은 나에게 수 많은 책들 중에 하나가 아닌 독보적인 하나의 책이 될 것 같다. 점수 99점

 

참고로 책을 읽으며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찾아보니 내가 읽은 이 책은 초판본인 것 같고, 지금은 절판이 되었다. 현재는  돌베개 출판사에서 발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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