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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여행

[라오스] 방비엥 여행 / 시내 구경 /그리고 루앙프라방으로

by 즐거움이 힘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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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14년 12월 27일부터 1월 31일까지 약 34일 간 베트남,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를 무작정 다녔던 우리 부부의 배낭 여행기입니다.

 

고민 끝에 우리는 숙소를 다리 건너 시내 쪽으로, 병원 다니기 편한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다시 병원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병원이 옆에 있다는 것과 유료 다리를 건너 병원을 가야 한다는 것은 마음 속에선 하늘과 땅 차이였다. 메를린 숙소의 체크 아웃을 하고 나오는 길엔, 청승맞게 비가 주적 주적 내리고 있었다. 평상 시 같으면 그냥 비를 맞고 다녔을 법한 데 집사람의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였기에 비상용으로 가져온 우산을 쓰고 우리는 이사 아닌 이사를 하였다. 그 모습은 스스로 숙소를 옮기는 여행자의 모습이 아니라, 여비가 없어 쫓겨나는 서글픈 여행객의 모습이었다.

 

 

방비엥 병원 뒷쪽, 즉 활주로 앞쪽 골목을 둘러 보니 한국의 모텔과 같은 게스트 하우스들이 여럿 있었다. 첫날에는 늦은 시간에 도착하기도 했고, 이쪽을 찾아 볼 생각도 하지 않아 미처 보지 못했던 곳이었는데, 이쪽 골목에도 쾌 많은 숙소가 있었다. 대부분 시멘트로 지어진 우리나라 여관같은 모습들이었다. 그 중에는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호텔들도 있었다. 우리는 그중 값싸고 깨끗한 숙소를 찾아 헤매다 아래 사진의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정했다. 이곳은 외국 젊은이들보다는 현지 여행객들이 많은 듯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숙박비가 상당히 저렴했고, 내부에는 TV와 에어콘 등의 시설도 있었다.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숙박비는 50,000 킵이었다.

 

 

 

 

숙소 바로 옆에는 식당들도 여럿 있었고, 심지어 한국어로 김치찌게와 삽겹살을 판다는 간판들도 있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관광객들이 쾌 많이 이곳에 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우리가 숙박하는 동안도 몇 팀의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그곳에서 식사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방비엥에서 다양한 엑티비티를 즐길 수 없었기에 우리는 이곳에 이틀을 묵으며 방비엥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방비엥 시내는 생각보다 컸다. 블루라군으로 통하는 유료 다리가 있는 곳은 여행자의 거리와는 많이 떨어진 곳이었다. 여행자들의 거리라고 하는 곳을 둘러보니 수 없이 많은 게스트하우스와 호텔, 식당겸 주점들 그리고 길거리 음식 판매점이 즐비했다. 물론 여행사들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여행을 할 수 없었기에 거리 음식을 즐기며 시내 구경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여행자의 거리와 1K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버스 터미널이 있었고, 많은 배낭족들이 그곳에서 여행자의 거리로 모여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방비엥 여행자 거리를 거닐다 보면 미국 드라마 프렌즈를 틀어 놓은 음식점겸 주점들을 많이 보게 된다. 왜 프렌즈를 틀어 놓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 음식점들이 대형 TV에 프렌즈를 틀어 놓고 있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들은 그곳에서 맥주를 마시며 프렌즈를 보곤한다. 남송강 변에 지어진 이러한 식당들은 온갖 종류의 음식을 판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하다. 맥주는 보통 만킵 정도 했으며, 길거리에서 먹을 수 있는 라오샌드위치도 만 킵에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먹은 라오샌드위치는 맛이 없었다. 비엔티엔에서 먹었던 라오샌드위치가 맛있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빵의 질도 그렇고 내용물도 보잘 것 없었다. 아마도 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곳이라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나름 남송강 변에 있는 음식점에서 간단히 맥주를 즐기다 보면 이국땅에서 여행 중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여러가지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나름 방비엥의 밤 풍경도 좋았다.

 

 

비가 하루 종일 내려 날씨는 생각보다 추웠다. 베트남에서도 느꼈지만 동남아 여행도 겨울에는 반드시 방한용 옷을 지참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베트남 사파에서 산 파커를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 방비엥 시내 구경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난 다음 날 흐린던 날은 서서히 개기 시작했다.

 

새벽부터 구름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해를 가리던 구름은 마치 줄을 맞춰 이동하듯이 서서히 해에게 자리를 내주며 물러났다. 그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날 개인 방비엥에는 또 다시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었고, 방비엥 집들의 마당과 베란다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빨래들이 널리기 시작했다. 우리도 그동안 말리지 못했던 일부 옷들을 말렸다.그리고 우리는 라오스의 마지막 기착지 루앙프라방으로 이동을 준비해야 했다.

 

 

루앙프라방으로 떠나기 전 아침 식사를 위해 어제 들렸던 남송 강변의 식당으로 나갔다. 다른 식당의 음식 맛을 어떨까하여 어제 먹은 집 옆의 다른 집에 들어서니 아침 일찍인데도 몇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고, 심지어 맥주를 마시는 서양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음식 맛은 어제보다 못했다. 어제 보다 못한 라오샌드위치를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식당에서 보는 저 건너 방비엔 산들과 하늘이 있었기에 참을 수 있었다.

 

 

4박5일 동안 방비엥의 산과 강 그리고 자연을 체험하고 싶었으나, 뜻하지 않은 사고로 즐기지 못하고 우리는 이제 방비엥을 떠나야한다. 식사를 하고 여행사를 다니며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차를 알아보니 미니 버스가 일인당 90,000 킵이라고 한다. 다른 곳도 여러군데 알아보았으나 대부분 10만 킵 이상을 불렀다. 그리하여 우리는 9만 킵에 1시 30분에 출발하는 차로 루앙프라방으로 떠났기로 했다.

 

 

짐을 정리한 후 픽업온 버스에 올랐다. 역시 만원이었다. 루앙프라방까지 가는 길은 5시간 정도의 긴 시간이다. 그리고 길은 무척이나 험했다. 어제 방비엥 시내 구경 중 베트남 호치민에서 같이 루앙프라방으로 가다가 헤어졌던 일행을 우연히 만났었다. 그들이 말하기를 방비엥과 루앙프라방간의 길은 너무 험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미니 버스를 타고 가라는 말을 했었다. 일전에 비엔티엔에서 우리와 헤어지고, 대형 관광 버스로 이동을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했었다. 막상 그길을 미니 버스로 달려보니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2015/03/05 - [베트남] - 묻지마 여행 4 - 베트남 하노이에서 라오스 루앙프라방 가기 그러나 비엔티엔(국경넘기)

 

 

그리고 그들은 가는 중에는 중간에 산사태가 일어나 몇 시간을 기다렸다는 말도 했었다. 미니 버스로 이동하다보니 그들 말대로 여기 저기 산사태가 난 곳들이 있었다. 운전 기사는 그런 곳을 지날 때는 아주 조심 조심 운전하는 것 같았지만 손에 든 핸드폰은 항상 귀에 대고 통화 중이었다. 맨 앞의 앉은 우리는 불편함이 아닌 불안함 잠을 잘 수도 없었다.

 

 

하지만 방비엥의 자연은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그 관심은 불안함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었다. 방비엥의 산악은 올라갈 때마다 변화무쌍했다. 어떤 곳은 나무가 하나도 없는 맨땅이었고, 어떤 곳은 마치 산맥의 능선을 따라 등산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도 했고, 어떤 곳은 울창한 수풀이 있기도 했다. 산의 정상으로 올라갈 수록 이 척박한 땅에 누가 살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가는 곳곳마다 조그마한 마을과 현지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산 이곳 저곳에는 더 많은 관광객들을 모으기 위한 도로 공사와 시설물 공사가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어쨌거나 우리는 미니버스의 맨 앞에 앉아 꼬불 꼬불 산을 넘어 해질 무렵 7시 경에 라오스 여행의 백미 루앙프랑방에 도착 했다.

 

 

그리고 우리는 집사람의 실밥을 제거하는 날까지 이곳 루앙프라방에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루앙프라방에서 그 시간은 하나도 안깝지 않았고, 지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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