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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여행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이별

by 즐거움이 힘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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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14년 12월 27일부터 1월 31일까지 약 34일 간 베트남,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를 무작정 다녔던 우리 부부의 배낭 여행기입니다. 일부 수정해서 올립니다.

 

[그냥 떠난 여행 24]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이별

 
랑카이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곧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KL)에 도착했다. 그 말은 이제 우리 여행의 종착지에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사람은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싱가포르 가는 고급 버스를 타고 싱가포르로 들어가기로 했고, 나는 이곳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타야한다. 하지만 집사람을 혼자 보낼 수 없고, 나도 비행기 시간이 남아 공항에서 밤을 지내고, 아침에 싱가포르로 가는 버스가 있는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작년까지만해도 공사 중이던 KL 공항이 이제 깔끔한 거대 공항으로 바뀌었다. 마치 인천 공항이나 싱가포르의 창이 공항을 보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공항 이곳 저곳을 구경한 후 조용하고, 어두운 구석을 찾아 들어가 밤을 새우기로 했다. 배낭 여행객들이 흩어져 자고 있는 곳의 옆자리를 우리도 자리를 잡았다. 집사람은 피곤했는지 공항 바닥임에도 금방 잠이 들었다.
 

 

 

그렇게 아침이 밝았다. 이제 싱가포르 가는 버스를 타러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이동해야 한다. 공항에서는 KL 센트럴역까지 이동한 후 그곳에서 LRT로 갈아타고 버스가 출발하는 코로스 호텔로 앞으로 가야한다. 

 

 

아침 일찍 서둘렀더니 코러스 호텔 앞에 2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다. 예약한 버스보다 앞선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좌석이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남은 시간동안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잠깐 걸어 나가자 쿠알라룸푸르의 상징 쌍둥이 빌딩이 보였다. 

 

 

 

쌍둥이 빌딩 주위의 쇼핑몰들에는 벌써 설날을 기념하는 조형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에도 중국인들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시 구경을 하고 오니 드디어 버스가 도착했다. 아래 사진의 버스가 싱가포르까지 가는 고급버스이다. 비행기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비용이나 시간을 따지면 이 버스가 더 편하다. 버스 안에는 화장실도 있고, 식사도 제공된다. 싱가포르까지 5시간 정도 소요된다.

 

2013/12/18 - [말레이시아] - 싱가포프레서 말레이시아 가기 (고급버스 -aero bus)

 

이제 버스가 출발한다. 집사람과는 약 10일 정도의 짧은 이별을 해야한다. 결혼한지 22년 동안 처음으로 34일 동안을 24시간 내내 같이 지냈다. 버스를 타고 손을 흔들고 있는 부인을 보니 마음 한켠에 싸한 마음이 들었다.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들 줄 알았는데, 그런 마음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더 들었다.

 

 

집사람을 보낸 후 나는 다시 공항으로 가야한다. 다시 LRT를 타고 공항으로 향한다.

 

맑은 쿠알라품푸르의 하늘과 도시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34일 동안의 여행을 하나씩 짚어 보기도 해본다.

 

34일 동안의 여행이 순간처럼 느껴진다.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시 공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거의 12시간 이상을 있어야한다. 갑자기 허기가 진다.

 

시간이 남아 새로 생긴 공항을 여기 저기 둘러보다 보니 한국 음식점이 보인다. 이른바 호커센터, 푸드 코트이다. 

 

메뉴판에 있는 한국 음식 사진을 보니 모두 먹고 싶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끓인 라면이 제일 먹고 싶다. 라면을 주문했다.

 

라면이 나왔다. 약간은 덜 익은 듯한 라면이지만 김치도 들어 있고, 34일 동안 여행 중 처음으로 먹는 라면이다.  국물까지 다 비우고 나니 여행의 피로까지 확 풀리는 것 같다. 음식점 종업원에게 베리 굿 이라는 말을 남기고  비행기를 타러 이동했다.

 

힘들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었던 여행이 막상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려니 아쉽고, 또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까지 7시간 동안의 비행이다. 저가 항공인 에어아시아 항공이라 식사나 음료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지갑에 있는 말레이시아 돈을 털어보니 맥주와 땅콩을 살 수 있는 돈이 나왔다. 싱가포르에 살면서 수없이 먹었던 타이거 맥주다. 그런데 맥주 맛이 새롭다.

 

나와 짐사람과의 힘들고 고단했던 34일 동안의 여행은 이렇게 끝났다. 

 

 

PS 여행후기와 상세 경비에 대한 부분을 추후에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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