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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157

싸움을 제일 잘 하는 사람 점점 조기 축구하는 것이 힘에 부치면서 젊은 친구들과 공을 차는 것이 부담스럽던 어느 일요일 아침, 스치고 지나가듯 최근 읽은 책에서 본, 싸움 잘하는 사람이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생각날 듯, 생각나지 않는, 내가 생각해내려는 구절의 핵심적인 내용은 힘센 사람이 기술 좋은 사람을 이길 수 없고, 기술 좋은 사람이 젊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이 구절을 어느 책에서 본 것인지 생각나질 않는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 중 이런 구절이 나올법한 책은 천명관의 "나의 삼촌 브루스 리"였다. 그래서 집 책장에 꽂혀 있는 "나의 삼촌 브루스 리"를 꺼내 몇 번이고 뒤적여 보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그 장면에 그러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까맣게 잊었던 책의 내용이 한 페이지,.. 2016. 12. 22.
사월의 미, 칠월의 솔(문학동네)-김연수 오래만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가를 만났다. 빨간책방의 패널 김중혁 작가의 친구로 알려진 김연수 작가다.(아마도 책을 좀 읽는 사람들은 반대로 김연수 작가의 친구 김중혁으로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빨간책방을 들으면서 김연수 작가 얘기가 가끔 나오면, 분명 귀로는 김연수로 듣는데, 머리 속에서는 김영하 작가로 생각하고는 했었다. 김영하 작가의 책은 처음 "오빠가 돌아왔다"는 재미있게 읽었으나 그 다음에 읽었던 책이(근데, 책 제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ㅜㅜ) 너무 색깔이 달라 그동안 읽기를 기피 했었다. 그러니 팝캐스트를 들으면서도 매번 김연수 작가 얘기는 그냥 흘려듣는 이야기가 되었다.2015/07/27 - [내가 읽는 책] - 오빠가 돌아왔다.(문학동네)-김영하그런데 알라딘 온라인 중고 책을.. 2016. 11. 29.
The Road(더로드-문학동네)-코맥 매카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내 취향이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아주 오래전, 우연히 책장에 꽂혀 있는 이 책을 읽기 시작했었다. 아마도 딸이나 아내가 사다 놓은 모양이다. 아내가 좋다는 말에 그냥 읽었었다.그러나 채 20페이지도 읽지 못하고, 나는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암울함이 싫었다. 그런데 최근 내가 즐겨 듣는 빨간책방에서 이 책을 리뷰했었다. 그래서 숙제를 하듯 다시 읽어 보려고 했지만 여전히 이 책을 읽기는 버거웠다.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을 구사하는 코맥 매카시의 책이라고 권하고 싶다는 빨간책방의 말에도 쉽사리 이 책에 빠져들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보면 섬세하고, 적나라한 문장으로 인해 저자가 써 내려 가는 암울하고, 어둡고, 칙칙한 책 속의 세상이 .. 2016. 11. 29.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문학사상사)-무라카미 하루키 이 책은 농기계 교육을 받기 직전 즉, 지금으로부터 보름 전에 읽은 책이라 책의 내용이 조금씩 기억에서 흐려져 가고 있다. 더불어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은 저만치 떠난 버스를 잡아 보려 흔드는 손처럼, 책 내용을 떠올리며 감정도 함께 떠올리려 해보지만 먼지만 휘날리며 모퉁이를 돌아서 버리는 버스처럼 감정도 저 멀리 떠나 버리고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날리는 버스이 흙먼지처럼 아직도 희미한 여운은 내 가슴 속에 남아 맴돌고 있다.근래에 하루키 책을 너무 자주 읽어서 누가 보면 나를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혈 팬이나, 하루키를 연구하는 연구생으로 착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즘 자꾸 하루키의 책이 내 주위를 어슬렁거린다. 이 책은 오랜만에 갔던 황학동 헌책방 책장 구석에 3천 원이라는 가격표를 .. 2016. 10. 23.
풀꽃도 꽃이다.(해냄)-조정래 특별한 소개가 없어도, 특별한 추천사가 없어도 믿고 볼 수 있는,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꼭 봐야하는 책들만을 써내는 우리나라 대표 작가 조정래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신간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 강남에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뜨거운 해볕을 피하기 위해 잠시 들른 교보에서 책 발간 이벤트를 하는 것을 보면서 조만간 봐야지 했었는데, 어느 날 집에 가보니 집 사람이 책을 사왔다. 그래서 남들보다 이틀이 더 많은 농사꾼의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후다닥 읽었다. 워낙 최근의 조정래 작각의 책들은 글꼴이 크고, 문단 띄어 쓰기도 널직널직해 두 권으로 구성된 책이지만, 아주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책 제목만 보고는 어떤 내용을 가진 책일까 생.. 2016. 9. 14.
인생수정 중에서 관련 글2016/09/02 - [기억에 남은 한 구절] - 인생수정 중에서 "이기는 것이 다는 아니라고 봐요" 그의 부모가 언제부터... 도와달라고 외치는 어린애가 된 것일까? 대체 언제부터? 자식은 부모랑 잘 지내지 않는 법이라는 거야, 부모는 자식의 최고의 친구가 아니라 반항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거지 그렇게 함으로써 자식은 하나의 인격으로 성장해가는 거고."그녀는 이제 그 무엇도, 그 무엇도 자신의 희망을 죽일 수 없다고 느꼈다. 그냐는 일흔다섯 설이었고,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갈 터였다." 2016. 9. 2.
인생수정(은행나무)-조너선 프랜즈 "할머니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어느 노인정에서 할머니들께 물은 이 질문에 가장 호응을 얻은 대답은 "영감이 죽고, 딱 5년만 더 사는거야!"라고 한 말이었다고 한다.이 책의 결말은 아마도 이 대답이 가장 어울릴지도 모른다. 책을 읽다보면 부부간의 관계, 부모 자식간의 관계, 고부간의 관계 이런 가족 사이의 문제는 서양이나 동양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TV와 영화에서 보아온 미국 중산층 가족의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일 뿐이고, 현실은 우리와 너무나 같아 깜짝 놀라게된다. 특히 추석을 얼마남기지 않은 요즘 더 실감이 나게 다가온다. 이 책 역시 빨간책방 방송을 통해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다. 7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분량이 나를 주눅들게 했고,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 2016. 9. 2.
새벽 거리에서(재인)-히가시노 게이고 우스갯말로 남자들의 이상형은 낯선 여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많은 남자들의 심리 상태를 단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그리고 결혼을 한 유부남들에게는 자신의 부인을 제외한 모든 여자가 낯선 여자들이다. 이 책은 '용의자 X의 헌신'을 쓴 작가의 또 다른 추리 소설이다. 말이 추리 소설이지 긴장감이 넘치거나 서스펜스, 스릴러한 분위기의 책은 아니다. 오히려 서두에 말했던 것처럼 로맨스를 꿈꾸는 남자 즉, 바람 피우는 남자의 심리적 상태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아주 세밀하게 잘 써 나간 책이다. 혹시 저자가 바람을 많이 펴 본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읽기는 아주 쉽다. 이틀만에 모두 읽었다.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지만 아주 쉽게 글이 쓰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역이 잘 되었는지도 모른다. .. 2016. 8. 24.
데미안(소담출판사)-헤르만 헤세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고, 다양한 책을 읽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고전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한번 읽어 보고 싶기는 한데, 막상 책을 펼쳐 보면 요즘 시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문체와 낯선 시대적 배경, 그리고 작은 글씨 등이 책을 읽는 데 걸림돌이 되곤 한다. 특히 누구나 다 읽었을 법한 유명한 책들은 몇 번씩이나 책을 들었다 내려놓기를 반복하게 된다. 강제적으로 읽어야 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그래도 읽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런 면.. 2016. 8. 17.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은 후 하루키 소설을 하나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에 일전에 사다 놓은 이 책을 집었다. 언제가 내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 빨간책방에서도 했던 기억이 나는데, 내용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만 제목을 보면서 어렴풋이 생각이 난 것이 다자키 쓰쿠루라는 화자가 과거의 오해(?)를 풀고자 오래전 친구들을 찾아 이곳저곳을 다니는 내용이라는 생각만 났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어서 그런지 읽는 내내 하루키의 작법을 생각하면서 논리적으로 전과 후를 따지거나, 어딘가에 설명이 있겠지?하는 마음을 접어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하루키 소설은 친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잊지 않았다. 관련 포스팅 2016/08/11 - [내가 읽는 책]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현대문학)-무라카미 하루.. 2016. 8. 12.
직업으로서의 소설가(현대문학)-무라카미 하루키 내가 너무 무식한건가? 아니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너무 어려운 것인가? 매번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다. 벌써 쾌 많은 그의 책을 읽었는데도 마찬가지다. 이곳에 서평을 남긴 것 외에도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 도쿄 기담집 등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를 뒤늦게 알고 난 후 의무감으로 그의 책들을 읽었다. 그런데 매번 참 친절하지 않은 작가라는 것이 책장을 덮으며 느끼는 소감이었다. 2016/07/25 - [내가 읽는 책] - 어둠의 저편(문학사상)-무라카미 하루키2015/12/29 - [내가 읽는 책] - 1Q84(문학동네)-무라카미 하루키2015/12/26 - [내가 읽는 책] - 해변의 카프카(문학사상사)-무라카미 하루키 이 책은 우연히 서점을 들렀다가 신간으로 나.. 2016. 8. 11.
어둠의 저편(문학사상)-무라카미 하루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재미가 없다. 읽고 나면 대체 뭔 얘기인지 잘 모르겠고,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실망하곤 한다. 어차피 내 독서 취향이 이야기 중심인 책들을 좋아하고, 논리적이고 짜임새 있는 내용을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는 자꾸 손이 간다.(무라카미 책이 새우깡도 아닌데, 참 희한하다.) 추측해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명성 때문에 나도 모르게 읽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이번 책은 꼭 이해하리라는 오기가 발동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둠의 저편, 이 책은 하루키의 다른 어떤 책보다 분량이 적어 섣부르게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혹시나 했지만 역시였다. 책 읽는 속도가 빠르게 나아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냥.. 2016.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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