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일기161 포르토벨로의 마녀(문학동네)-파울로 코엘료 집에 유난히 파울로 코엘료의 책이 많다. 아내가 한동안 파울로 코엘료 작품에 빠져 사 모았던 것들이다. 덕분에 나도 순례자와 연금술사 등 그의 책을 몇 권 읽었었다. 그때 아내가 나에게 코엘료의 작품을 권하면서 나의 정서와 잘 맞을 것이라고 했었다. 그 말에 그의 책을 읽었었고, 막상 읽어 보니 나의 정서에 잘 맞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코엘료가 브라질 작가임도 불구하고, 마치 한국 작가가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동양적 정서가 묻어나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시간이 많이 지나다 보니 오래전 읽었던 코엘료의 소설들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책장에 꽂혀 있는 "포르토벨로의 마녀"가 눈에 들어와 읽어보기로 했다. 책을 읽기 위해 첫 장을 펼쳐보니 이 책.. 2017. 12. 24. 피의 꽃잎들(민음사)-응구기 와 시옹오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아프리카인 또는 흑인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팬티만 걸친 채 한 손에 창을 들고 짐승 소리를 내며 모닥불 주위를 뛰어다니는 흑인 원주민들,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 낡은 티셔츠를 걸치고 무언가를 뒤적이는 아프리카 흑인들, 범죄 표적을 찾고자 고급 승용차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불량한 모습의 사람들, NBA 농구 코트를 지배하는 흑인 농구 선수. 아마 이 정도가 내가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인 또는 흑인의 이미지다.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지식인이 자국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인하여 난민 신청하여 한국에 머무는 동안 지하철을 타면 자기 옆에는 한국 사람들이 앉지 않는다는 TV 화면은 일반적인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흑인의 이미지나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별반 다른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오.. 2017. 12. 12. 쇼코의 미소(문학동네)-최은영 "아는 만큼 보인다." 이 말은 책을 읽을수록 그리고 머리에 지식과 정보를 넣을 때마다 만고의 진리임을깯다는다. 책을 읽지 않고,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던 시절에 내가 이런 책을 읽게 될지 상상이나 했을까? 언제인지 어디서인지 모르지만 이 소설에 대한 얘기를 가끔 들었었다. 아마도 그곳은 역시 이동진의 빨간 책방이었으리라는 것은 그다지 추론하지 않아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어디서 처음 들었는지 상관없이 이 책에 관련한 평론과 추천을 여기저기서 여러 번 들었던 것 같다. 그러기에 온라인 헌책방에서 눈에 띈 이 책은 곧바로 나의 장바구니에 담겼고, 바로 결제되어 내 집으로 배송되었다. 미천한 독서 구력으로 인해 낯익은 작가가 아니기에 이력을 살펴보니 1984년 생 그리고 2013년에 등단하여 몇 가지 상.. 2017. 11. 23. 나비를 태우는 강(민음사)-이화경 류시화 작가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인도에 대해 홀딱 반한 적이 있었다. 류시화 작가 덕분에 나와 아내는 아주 오랫동안 인도에 대한 환상을 가진 채 살았다. 그런데 싱가포르에 3년을 살면서 적지 않은 인도 사람들을 만나고, 또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그 환상은 깨졌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인도를 현실의 인도로 보고,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의 눈으로 인도를 보게 되었다. 보통 인도를 얘기하는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둘로 나뉜다. 한편은 류시화 작가처럼 인간적이다 못해 아주 태곳적 인간의 모습을 가진 신선의 나라 인도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다른 한편은 카스트로 표현되는 인도의 전근대적인 모습이나 그들의 부조리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 2017. 10. 25. 마미야 형제(소담출판사)-에쿠니 가오리 사람들은 모두 나름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이 특별함은 아마도 못난 쪽보다 잘난 쪽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특히 남자들은 그렇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실상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은 별 잘난 것도 없고, 오히려 평범하지도 못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다. 때로는 이로 인해 심한 자괴감에 빠지거나 좌절하여 슬럼프에 빠지는 일도 발생하곤 한다. 그러다가 또 기회가 되면 나는 특별하고, 잘났어라고 우기기 시작한다.보통 대한민국 사람들은 사람을 외모로 우선 평가한다. 아마 이것을 다른 말로, 자신을 덜 천박해 보이게 하는 표현으로는 첫인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솔직히 사람이 사람을 볼 때 첫인상으로 표현되는 외모를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내가 사는 이 한국 사회는 더욱 그렇다. 마미야 형제를.. 2017. 10. 12. 무기여 잘 있어라(민음사)-어니스트 헤밍웨이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제일 먼저 가수 박상민의 노래가 떠 오르는 것은 나뿐일까?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박상민의 노래와 이 책의 제목은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늘 포스팅하는 헤밍웨이의 소설은 "무기여 잘 있어라"이고, 박상민의 노래는 "무기여 잘 있거라"이다. 그리고 내가 헤밍웨이 소설을 읽은 것이 전혀 없고, 헤밍웨이를 소재로 하는 소설만 달랑 한 편 읽었다는 놀라운 사실도 더불어 알게 되었다. 관련 글2015/07/12 - [내가 읽는 책] - 사라진 헤밍웨이를 찾아서(이덴슬리벨)-다이앤 길버튼 애이슨 하여튼 "무기여 잘 있어라" 덕분에 나의 문학에 대한 무식함을 다시 한 번 깨우치게 되었다. 이 소설도 며칠 전 올렸던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책보다 영화로 가끔 보았던 작품이다. 물론 다 보지는 .. 2017. 9. 22. 인간 연습(실천문학사)-조정래 표지 저자 사인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꼭 정해진 것은 아니다. 언제 누구를 어떻게 만나게 될런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아주 오래전에, 지금은 우리 곁에 없는 노무현 대통령을 그의 사무실이던 지방자치 연구소에서 일 때문에 만났을 때처럼 말이다. 이번에도 일 때문에 우연히 늘 존경해하던 한국 문학에 대가이자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선생님과 그의 부인 김초혜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만남이 있은지 채 한 달이 못 되어 나에게 선물이라며 두 분의 친필 사인을 한 책을 보내주신 것이다. 짧게나마 문자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바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조정래 선생님의 책은 "인간 연습", 김초혜 시인의 책은 "멀고 먼길"이다. 관련 글2016/09/14 - [내가 읽는 책] - 풀꽃도 꽃이다.(해냄)-.. 2017. 9. 10.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니코스 카잔차키스 구판 신판 어떤 책들은 내가 미처 읽지도 않았는데, 마치 읽은 것처럼 느껴지는 책들이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입과 입으로 전해지고, 미디어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과정에서 내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안 읽은 것을 알게 되더라도 너무 많이 회자되는 책이라면 괜시리 읽기가 싫어진다. 더우기 책이 고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책들 중 하나가 이번에 읽은 "그리스 인 조르바" 이다. 그리스 인 조르바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영화 배우 "안소니 퀸"이다. 영화 조르바도 본적이 없는데, 왜 조르바와 안소닌 퀸이 동일 인물로 자꾸 떠오르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조르바는 안소니 퀸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조르바의 이미지에 안소니 퀸이 떠 올랐다. 다행히 조르바와 안소니 .. 2017. 9. 7. 사피엔스(김영사)-유발 하라리 이 책은 워낙 유명한 책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읽은 책이라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며칠 전에야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작년부터 도서관에서 대출하여 읽으려고 정선 도서관에 대출 신청을 했었으나 매번 대출 중이어서 읽지 못했고, 며칠 전 생일에 집사람에게 선물로 사피엔스를 사달라고 졸라서 드디어 읽게 되었다.사피엔스는 저자 유발 하라리가 얘기하듯이 총균쇠(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영향을 많이 받은 책이라는 것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많이 느껴진다. 어찌보면 많이 비슷하기도 하다. 하지만 시작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내용의 책이다. 책을 읽으며 가끔 총균쇠를 뒤적여 보는 것도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이 유명한 책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읽은 책이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에.. 2017. 8. 24. 당신 인생의 이야기(엘리)-테드 창 만일 이 책을 누군가에게서 추천받았다거나 우연한 계기에 알게 되었다면 고민하지 말고, 그냥 읽어봐라. 특히 자연과학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고, 상상력을 키우고 싶다면 더욱 그렇다. 나는 이 책 역시 빨간책방을 통해 알게 되었다. 소설을 보는 내내 어찌 이런 소재를 가지고 책을 이렇게 잘 쓸 수 있을까 감탄하였고, 박학다식한 작가의 지식에 탄복했다. 혹시나 내가 SF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아서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소재나 글체 모든 면에서 나뿐만 아니라 여러 독자에게 놀라움을 줄만한 책 임은 분명한 것 같았다.특히 이 소설집에 있는 몇 가지 소설은 머지 않은 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미국 작가 테드 창의 첫 번째단편 소설집이.. 2017. 6. 20. 토니와 수잔(오픈하우스)-오스틴 라이트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서 읽게 된 책이다. 오래전에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리뷰했던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리뷰를 들으면서 꼭 이 책을 읽어 보겠다는 마음에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나오는 빨간책방의 2부는 아예 듣지도 않았었다. 아마도 그런 지가 몇 개월이 지난 것 같다. 소설책이라 새 책을 사기가 뭐해서 책을 사기 위해 헌책방을 찾아봤으나 헌책방에서 구할 수 없었고, 가끔 가는 정선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했지만 그곳에도 소장되어 있지 않은 책이라 구매 부탁을 해서 빌려 읽게 되었다. 빨간책방을 통해 대강의 내용은 알고 있어 읽기는 편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이 소설은 독자를 끌어드리는 뭔가가 있었다. 토니와 수잔 이 소설은 소설 속에 소설이 나오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 2017. 6. 3. 13.67(한스미디어)-찬호케이 책을 읽음으로서 얻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제일은 내가 알지 못하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13.67은 홍콩, 홍콩의 역사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13.67은 1967년부터 2013년까지 변화해 가는 홍콩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해결하는 경찰의 시각에서 시간의 역순으로 쓴 글이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읽다 보면 홍콩에 대한 여러 모습이 떠오르게 된다. 특히 90년 대 유행했던 영웅본색, 무간도 등 홍콩 루아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홍콩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홍콩의 첫 인상은 내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홍콩의 모습 그대로였다. 홍콩 방문이 단순 여행이 아니라 전자 전시회를 관람을 목적으로 갔음에도 홍콩.. 2017. 5. 27. 이전 1 2 3 4 5 6 7 8 ··· 1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