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일기161

겸손한 이름(교음사)-이은희 문해협회 정선군지부 사무장 이은희 작가가 낸 수필집이다. 이 책은 그동안 그가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했던 글을 묶은 책이다. 저자 사인회에서 한 저자의 말을 빌리면 수필가로 등단 후 몇 년간 쓴 글을 자식들이 책으로 내준다고 했었는데 사정이 있어서 못 내고 인제야 내게 되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요즘 많은 글쓰는 사람들 주로 아마추어 작가들은 이렇게 중장년이나 노후에 책 한 권을 내는 것이 유행인 듯싶다. 이 책은 자신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읽다 보면 가슴 뭉클한 글도 있고, 웃음이 나오는 글도 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비록 그것이 판매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자신의 글을 묶어 책을 내는 것도 일생에 의미있는 경험인 것 같았다. 이 책의 내용 중 나에게 깨우침을 준 글은 본문이 아니라.. 2019. 7. 12.
올림픽의 몸값(은행나무)-오쿠다히데어 집 책장에 꽂혀있는 오쿠다히데오 책을 보고 있노라면 괜스레 오쿠다히데오에게 빚진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유는 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그의 책을 보며 책에 재미를 들여 지금까지 왔는데 지금은 그의 책을 잘 읽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그의 소설에 읽게 된 것은 아내 덕분이었고, 이후 우리 4식구 모두는 그의 팬이 되었으며, 그의 신간이 나오는 즉시 사서 돌려 읽었었다. 그런데 내가 이런저런 책을 읽으며, 독서 폭을 넓힌 어느 순간부터는 그의 책은 너무 단순하다는 생각에 전혀 그의 책을 보지 않게 되었다. 관련 글 2018/06/26 - [독서 일기] - 무코다 이발소(북로드)-오쿠다히데오 2015/12/09 - [독서 일기] - 남쪽으로 튀어(은행나무)-오쿠다 히데오 2015/08/14 - [독서 일.. 2019. 6. 11.
감옥으로부터 사색(햇빛출판사)-신영복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끄러웠다. 이 부끄러움은 신영복 선생의 삶에 비해 평안한 삶을 사는 나의 삶이 부끄러웠던 것이 아니다. 시쳇말로 귀에 못 박히도록 들었던 이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된 것이 부끄러웠다. 해방 이후 무척이나 많았던 어느 사상범 장기수의 감옥 생활 편지글이겠거니 생각했던 나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어디에서 어떻게 언제 이 책을 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여느날과 다름없이 어느 헌책방에서 색이 누렇다 못해 오래된 노란색 장판 색이 되어 버린 이 책이 꽂혀 있는 것을 보고 그래도 책장에 이 책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아 샀던 기억이다. 그런데 그날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또 분명한 것은 근래에 산 것은 아니였다. 적어도 몇 달은 족히 지나갔을 것이다. 어느날 "슬기로운 감옥생활.. 2019. 4. 18.
제5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황정은 외)-문학동네 비로서 그동안 나왔던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모두 읽었다. 다 읽었다고 특별나게 독서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말 그대로 젊은작가들을 알게 되어서 기쁘다. 2014년, 제5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제1회 작품집과 함께 구매해서 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그동안 보았던 어떤 작품집보다 내 취향에 맞는 글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동안 비슷한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 작가가 더러 있었다. 그래서 더욱 기뻤다. 대상을 받은 황정은 작가의 상류엔 맹금류 - 황정은 작가 특유의 섬세한 표현들이 나온다. 아주 세세한, 그냥 지나쳐도 좋을 법한 공간의 묘사, 소설집 아무도 아닌과 제4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인 상행을 읽었었다. 아무도 아닌 소설집을 다시 한 번 봐야할 것 같다. 조해진 빛.. 2019. 4. 2.
백년의 고독(민음사)-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 책 처음 몇 장을 넘기고 바로 든 생각이 이 책은 천명관 작가의 고래와 똑같다는 것이었다. 물론 내용이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서술 방식이나 형식 그리고 허풍과 허구가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가 똑같다. 예전에 천명관의 고래를 읽고 매우 충격을 받았었다. 이런 소설이 있을 수 있구나. 이렇게 글을 감칠맛 나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소설로 풀어낼 수 있구나 하면서 놀랐었다. 그래서 백년의 고독을 읽자마자 천명관에게 속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여러 정보를 찾아보니 저자 가르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영향을 받은 작가가 많이 있고, 이런 기법도 소설의 하나의 기법으로 정착된 것 같았다. 결국 비슷한 형식으로 글을 쓴 천명관 작가가 나쁜 것이 아니라 이런류의 소설이 하나의 범주로.. 2019. 3. 21.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김중혁 외 젊은작가상 수상집을 알게되었던 것도 역시 빨간책방이었다. 빨간책방 진행자 중 한 명인 김중혁 작가가 가끔 자신이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자였다는 사실을 스스로 상기시켰고, 쇼컷이라는 코너에서 이 상에 대한 얘기가 가끔 나왔던 것 같다. 그후 어느 시점부터 헌책방에서 이 책을 보면 수집한 듯 사 모으고 읽었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채우지 못했던 2010년(1회)과 2014년(5회) 수상작품집을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여 받았다. 그리고 며칠 전 기대 속에 제1회 수상 작품집을 읽어보았다. 관련 글2018/12/10 - [내가 읽는 책] - 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블로그 검색을 해보니 리뷰가 위의 하나밖에 없었다. 빠른 시일내에 다시 읽고 올려야겠다.) 제1회 수상 작가들을 보니 대상 김중.. 2019. 3. 12.
복수의 심리학(반니)-스티븐 파이먼 이 책 역시 빨간책방에 소개된 적이 있는 책이다. 처음엔 쌤통의 심리학(165회, 166회)과 혼동했었다. 그래서 빨간책방을 찾아보니 이 책은 2019년 8월 283회, 284회에서 소개되었던 책이다. 책은 무척이나 짧고 읽기 쉽다. 하루 반나절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아들이 방학 중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고 그냥 학교로 돌아가는 바람에 내가 반납을 하기로 하고 읽었다. 읽는데 한 이틀 정도 걸린 거 같다. 복수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이 어울리지는 않는다. 전 세계, 그리고 역사 속에서 읽어났던 다양한 복수에 대한 얘기를 소개하는 책이다. 끔찍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한 복수의 얘기들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인간의 역사는 복수의 역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책 전부가 끔찍한 이야기들만 있는 것은 .. 2019. 3. 5.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문학동네)-로맹 가리 책 중에는 제목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 분명 읽지 않았음에도 읽었다는 착각이 들고, 내용을 전혀 모르면서 마치 아는 것 같은 그런 책들 말이다. 대부분 고전이 그러하고 걸작으로 꼽히는 책들이 그렇다. 나에게는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이 책이 그러하다. 어디에선가 많이 본 책인 것 같기는 한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집에 이 책이 있지는 않다. 그런데 유독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인천의 배다리 헌책방에서 이 책을 보고 마치 계속 찾고 있었다는 듯이 책을 뽑아 들었었다. 그런데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책의 내용보다는 책의 저자였다. 나의 기억엔 별로 유명하지 않은 작가인데 내가 이 작가를 알고 있었다. 내 독서에 관련한 모든 지식은 빨간책방에서 가져왔다. 짐작하듯이 이.. 2019. 2. 25.
핑거스미스(열린책들)-세라 워터스 대단한 책이다. 책을 산 후 이 두꺼운 책을 어떻게, 언제나 다 읽을 수 있을까 두려웠다. 더구나 박찬욱 감독이 이 소설을 각색하여 영화로 만들었던 "아가씨"를 보았었기에 재미가 더욱 반감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읽는 내내 그것은 나의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워낙 재미있는 소설이고, 내용도 짜임새가 있다. 영화를 봤어도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다만 영화를 안 보고 소설을 읽었다면 조금 더 긴장감 넘치게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이 책은 인물의 감정이나 주변 배경 묘사가 아주 자세하다. 보통의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물과는 조금 다르다. 그래서 읽다 보면 이렇게까지 세세한 감정 표현이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두 여인의 감정 표현이 중요하였기에 과할 정도로 세세하게.. 2019. 2. 16.
갈팡질당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문학동네)-이기호 또 이기호 작가다. 개인적으로 믿고 읽는 몇 안 되는 작가다. 독서력이 짧은 나에게도 이렇게 믿고 읽는 작가가 있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어쨌든 이 책은 얼마 전 올렸던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와 함께 구입한 책으로써 두 책 모두 단편집이라 번갈아 가면서 읽었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가 더 최근에 나온 책이라 먼저 리뷰를 올렸고, 연이어 같은 작가를 올리기가 뭐해 이제 올리게 되었다. 아마도 더 시간이 지나면 책을 읽을 때 느꼈던 감흥이 사라질 것은 뻔하고, 책의 내용조차 생각날 것 같지 않아 리뷰를 써 본다. 관련 글 2019/01/28 - [내가 읽는 책] -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문학동네)-이기호2015/12/25 - [내가 읽는 .. 2019. 2. 10.
철학자와 늑대(추수밭)-마크 롤랜즈 이 책은 빨간책방 19회(2013.09.12)에 방송되었던 책이다. 아마도 내가 방송을 들은 것은 2015년 중반쯤일 것이다. 방송을 들은 후 여러 도서관을 다니고, 헌책방을 다녀봤지만 책을 구할 수가 없었다. 대형 서점을 가거나 온라인으로 구매를 했으면 쉽게 구매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당시 책을 구매하지 못했고, 문해교육 때문에 갔던 정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릴 수 있었다. 설 연휴 기간을 맞아 긴장된 마음으로 "철학자와 늑대"를 읽었다. 아주 오랜만에 읽는 철학책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학시절 "철학 에세이"류의 책을 읽은 후 처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딱히 철학책이라 분류하기는 어려운 광의의 철학책에 포함되는 책은 몇 권 읽었던 것도 같다. 최근에 읽은 미움받을 용.. 2019. 2. 8.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문학동네)-이기호 긴말 필요 없이 내가 믿고 읽는 몇 안 되는 작가 이기호의 최근 책이다. 이기호 작가는 내가 사는 원주 출신 작가라 더욱 정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기호 작가의 글 스타일은 내 마음에 든다. 관련 글2015/12/25 - [내가 읽는 책] - 김 박사는 누구인가?(문학과 지성사)-이기호2015/10/15 - [내가 읽는 책] - 최순덕 성령 충만기(문학과 지성)-이기호 이기호 작가의 책을 읽을 때면 이번에는 어떤 것이 소재로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매번 생긴다. 음식 냄새를 맡으면 침이 고이면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듯이 이기호 작가의 책은 앞 페이지 조금만 봐도, 아니 그냥 제목만 봐도 빨리 읽어야지 하는 욕구가 반사적으로 생겨난다. 눈앞에 보이지 않을 때는 물론 이 욕구는 .. 2019. 1. 28.
반응형